[바른 우리말 산책] (10) 멋쟁이와 멋장이
[바른 우리말 산책] (10) 멋쟁이와 멋장이
  • 안도 전 전라북도 국어진흥위원회 위원장
  • 승인 2020.11.09 17: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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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코로나로 인해서 취업난이 더욱 심각하다. 하지만 지난날을 뒤돌아보니 예전의 시대도 취업난은 있었다. 그런데 젊은이들이 새로운 도전은 시도하지 않고 안정적인 공무원만 되려고 한다는 비판도 있었다.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취업난은 여전하고, 공무원이 되고자 하는 자들이 많는 것을 보면 세상은 많이 변하지 않은듯하다.

  옛날에도 진로를 고민하던 시기에 어른들은 ‘기술을 배우라’고 하셨다. 왜냐하면 블루칼라의 대우가 좋지 않았던 시절이었던지라 당시에는 그 말이 매우 고깝게 들렸으나, 100세 시대라고 지금에 와서 보니 그 말씀대로 기술 하나 배워놓지 않은 것이 살짝 후회스럽기도 하다.

  고학력 화이트칼라 직업생활을 하던이들이 정년퇴직을 하고 아파트 경비원이나 건설현장에서 기술자로 새 인생을 개척하고 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그들은 정년 없이 기력이 다 할 때까지 할 수 있는 일이면서 노력한 만큼 그 대가를 얻을 수 있는 보람 있는 일이라고 한다. 새로운 도전에 뛰어드는 그 용기가 부러웠다.

  오늘은 그런 분들을 생각하며, ‘쟁이’와‘장이’에 대해서 알아보려 한다. ‘멋쟁이’ 또는 ‘멋장이’가 있는데 어떤 말이 맞을까? ‘쟁이’와 ‘장이’는 둘 다 접미사인데 다만 그 쓰임이 다르다.

  ‘~장이’는 ‘어떠한 기술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가리킬 때 쓰는 말이다. 특히 손으로 물건을 만들거나 수리하는 사람을 가리킬 때 ‘~장이’라는 말을 쓴다. 예를 들어 대장간에서 일하는 사람은 ‘대장장이’라고 하고, 도배를 하는 사람은 ‘도배장이’, 옹기그릇을 만드는 사람은 ‘옹기장이’라고 한다. 그 밖에도 ‘미장이’, ‘간판장이’, ‘석수장이’, ‘땜장이’ 같은 경우에도 ‘~장이’를 사용한다.

  반면 ‘~쟁이’는 ‘나쁜 버릇이나 독특한 습관, 행동 따위’를 가리킬 때 쓰는 말이다. 흔히 말하는 ‘겁쟁이’, ‘미련쟁이’, ‘허풍쟁이’, ‘고집쟁이’ 따위가 여기에 속한다. ‘~쟁이’는 동식물을 가리킬 때도 쓰여요. 덩굴 식물인 ‘담쟁이’, 곤충인 ‘소금쟁이’가 그 예다. 예전에는 ‘~쟁이’와 ‘~장이’를 구별하지 않고 사용했다. 그러다 1988년 표준어 규정이 정해지면서부터 위와 같이 두 말을 분명하게 구별해 쓰기 시작했다.

  
 안도 전 전라북도 국어진흥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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