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라이스 감독 "모리뉴와 함께 이룬 트레블, 이번엔 홀로!"
모라이스 감독 "모리뉴와 함께 이룬 트레블, 이번엔 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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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11.08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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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임 2시즌 만에 더블 달성…카타르서 ACL 우승 도전
전북 현대 모라이스 감독 / 연합뉴스 제공
전북 현대 모라이스 감독 / 연합뉴스 제공

"조제 모리뉴 감독님과 함께 이뤘던 '트레블(3개 대회 우승)', 저 혼자 이뤄보겠습니다."

조제 모라이스 전북 현대 감독이 2년 전 부임하면서 공언한 트레블 달성 기대감을 키웠다.

전북은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울산 현대와의 2020 하나은행 FA컵 결승 2차전에서 2-1로 이겨 1, 2차전 합계 3-2로 승리해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K리그1에서 우승한 전북은 이로써 구단 사상 첫 '더블(2개 대회 우승)'을 달성했다.

전북은 2000년대 후반부터 리그 최강팀으로 군림해왔지만, 더블을 이룬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모라이스 감독은 여기서 만족하지 않는다. 그는 2019시즌을 앞두고 부임하면서 '트레블'을 목표로 공언한 바 있다.

당시 '최강희 전 감독도 더블을 이루지 못했는데, 트레블을 과연 새 감독이 해내겠느냐'는 회의적인 시선이 많았다.

지난 시즌 K리그1 우승할 때만 해도 '막강 전력' 덕에 모라이스 감독이 '무임승차' 했다는 부정적 평가가 있었다.

하지만 이제 그런 평가는 찾아보기 힘들다.

모라이스 감독은 다그침 없이 동기를 부여하고, 못하는 점을 지적하기보다는 장점을 살려내는 데 집중한다.

무엇보다, 세세하게 지시하기보다는 선순환의 구조만 만들고 나머지는 선수들이 알아서 해내도록 내버려 두는 '허허실실'의 리더십으로 전북을 K리그 역대 최강팀으로 조련해냈다.

정규리그 우승 뒤 악수하는 호세 모라이스-이동국

정규리그 우승 뒤 악수하는 호세 모라이스-이동국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제 11월 18일 카타르에서 재개하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서 우승하면 전북은 트레블을 달성한다.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모라이스 감독은 트레블 목표를 다시 언급하면서 '은사'인 조제 모리뉴 현 토트넘(잉글랜드) 감독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현했다.

모라이스 감독은 모리뉴 감독의 수석코치로서 2009-2010시즌 인터밀란(이탈리아)에서 트레블을 한 차례 경험한 바 있다.

그는 "모리뉴 감독으로 배운 많은 것들은 절대 잊지 않으려고 노력해왔다"면서 그를 향한 존경심과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다음은 모라이스 감독과의 일문일답.

-- 이승기가 2골을 넣으며 승리했다.

▲ 90분 싸워준 선수들에게 고맙다. 이승기에게 특히 더 고맙다. 가벼운 부상이 있어서 출전시킬지 말지 고민했다. 그래서 1차전에도 못 나간 것이다. 팀 사정상 이승기를 이번에는 출전시킬 수밖에 없었다. 고맙다.

칭찬 하나 해보겠다. 이승기는 여러분이 아는 것보다 영리한 선수다. 이승기는 우리 공격진에서 비교적 주목을 덜 받아온 선수다. 하지만 그는 하나를 가르치면 둘을, 둘을 가르치면 셋을 해내는 선수다. 그래서 그를 지도하는 게 늘 즐겁다.

-- 올 시즌을 끝으로 전북 감독직을 내려놓는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향후 거취는.

▲ 아직 결정된 게 없다. 구단과 얘기 중이다. 전북에서의 스케줄이 아직 12월까지 남아있다.

-- 은퇴식을 한 이동국이 오늘 깜짝 출전했는데.

지시하는 모라이스 감독

지시하는 모라이스 감독

[연합뉴스 자료사진]

▲ 이동국이 FA컵을 한 번도 못 들어봤다. 이 부분에 대해 미리 얘기를 나눴고, 그를 막판에 출전시키게 됐다. 무엇보다 선수들이 '동국이 형 가시는 길에 트로피 하나 더 올려드리자'라며 의지를 보여서 이동국을 출전시키게 됐다.

오늘이 이동국의 선수 생활에서 진짜 마지막 경기다. ACL에는 출전하지 않는다. (웃음)

--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하면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트레블을 달성하는 팀이 된다.

▲ 일단 카타르에 가기 전까지 시간이 있으니, 넉넉하게 휴식 시간을 갖겠다. 그리고 우리 구단이 늘 그리워해 온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 수 있게끔 준비하겠다.

우리 선수들은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압박감을 가지고 경기에 나서지 않는다. 이기는 게 즐거우니까 이기는 것 같다. ACL에서도 그런 모습을 계속 보여드리려고 한다.

-- 모리뉴 감독으로부터 축하 전화 왔나.

▲ 2009-2010시즌에 트레블을 했던 경험을 떠올리자면… 트레블이라는 것은 상당히 힘들다. 그래서 그 기쁨을 다시 한번 느껴보고 싶다. 이번에 그 꿈을 이루지 못하더라도 나는 내가 지도하는 선수들과 늘 최선을 다해 그 꿈을 이루도록 노력할 것이다.

전북 선수들을 믿고 또 한번 도전해 보겠다.

K리그1 우승을 한 뒤 모리뉴 감독님과 영상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나보다 전북의 우승을 더 기뻐하는 모습을 보여서 너무도 감사했다.

나는 모리뉴 감독님에 대한 존경심이 많다. 그와 함께 이뤘던 트레블을 이번에 나 혼자 이룬다면 모리뉴 감독님이 더 뿌듯해하실 것이다.

모리뉴 감독님이 가르쳐준 많은 것들, 그것들만큼은 내가 잊지 않으려고 늘 노력한다. 서로 소통하며 발전하는 관계가 계속 유지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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