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숨결의 연결고리, 환경영향평가제도
지구 숨결의 연결고리, 환경영향평가제도
  • 정복철 전북지방환경청장
  • 승인 2020.11.05 18: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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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COVID-19)의 역설이라는 말이 있다. 인간이 멈추자 지구가 건강해졌다.

 코로나19로 공장이 가동을 멈추고 학교가 휴업에 들어가며 일상생활은 위축되고 있지만, 예상치 못한 반작용으로 오히려 하늘은 맑아지고, 관광지에 보이지 않던 야생동물이 출현하는 등 환경이 깨끗해지는 역설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인도의 서해안 지역에서는 멸종위기 바다거북이가 10년 만에 출현하여 산란을 하였다고 한다. 마치 수많은 개발로 약해졌던 지구 숨결이 다시금 회복되어 뚜렷해지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코로나의 역설이 주는 시사점은 이것이다. ‘생태계 복원’, 환경영향이 줄어드니 끊어졌던 서식지가 회복되고, 악화 되었던 환경이 회복되어 생태계가 복원되었다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단기간의 반응일 수 있지만, 과거 훼손되지 않았던 깨끗한 환경으로의 연결이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사실, 이러한 환경의 연결성을 위하여 환경부에서는 다양한 정책과 제도를 실시해 왔는데, 1977년「환경보전법」을 통해 최초로 도입된 환경영향평가제도가 그중 하나이다. 환경영향평가제도는 개발사업의 시행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환경영향을 미리 예측·평가하고, 그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여 지속가능한 발전을 유도하기 위한 제도이다. 불가피한 개발 속에서 생태계 연결성을 위해 고민하는 과정이다.

 제도 초기에는 각종 개발사업의 시행단계에서 환경영향평가가 이루어져 지역 주민들의 반발도 많았으나, 법 개정 등을 통해 개발 계획 초기 단계에서 입지의 타당성 및 주민 의견 수렴, 평가항목과 범위를 결정하는 절차를 의무화하여 주민참여 및 환경영향 최소화를 적극 유도하고 있다.

 환경영향평가로 개발과 보전의 조화를 이룬 사례를 보면, 인천항 복합지원시설 조성사업의 경우 법정보호종 번식지 조성, 습지와 연계한 수변생태공원 조성 등 조류 영향을 최소화하여 사업부지 내에서 검은머리갈매기(멸종위기Ⅱ급)가 왕성하게 번식했고, 부안 자연생태공원 조성사업은 갯벌생태계 영향 최소화를 위해 생태면적률을 80%이상 확보하고 갈대 및 억새 군락지를 보호하여 생태 복원을 이뤄냈다.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정부의 노력은 비단 환경부만의 일은 아닐 것이다. 작년 12월, 환경부와 국토부는 환경과 보전의 조화로운 개발의 일환으로 제5차 국토-환경계획을 연계?수립했고, 올해 7월에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기후·환경위기의 동시 극복을 위한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을 발표하여, 대규모 해상풍력단지 구축과 자가용 태양광설비 설치 지원 등 신재생에너지 확산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이러한 정부의 다양한 정책사업에 환경영향평가가 시사하는 점은 크다. 개발과 보전의 조화, 지역주민이 참여하는 거버넌스 구축 등에서 환경영향평가제도가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전북지방환경청에서도 전북지역의 난개발 방지를 위해 매년 약 400건의 개발사업에 대하여 생태계 보전 등의 환경영향 저감방안을 마련하여 친환경적인 개발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였고, 특히 마이산 케이블카 설치사업과 같이 환경적으로 보호 가치가 높은 지역에서 생태?경관축 훼손이 수반되는 사업에 대하여는 부동의 하는 등 환경 훼손 최소화를 위해 노력해 왔다.

 아마존 밀림을 지구의 허파라고 하듯이 지구 숨결은 분명 생태계에 있다.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환경영향평가제도를 통해 조금이라도 더 건강한 지구의 숨결을 후손에게 전달해 주는 일에 함께 동참하자.

 정복철<전북지방환경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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