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가 김성수가 하고 싶었던 내밀한 우리의 이야기 ‘Passengers’
조각가 김성수가 하고 싶었던 내밀한 우리의 이야기 ‘Passengers’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0.10.27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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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멀리 우주의 큰 어둠에 둘러싸인 지구는 외로운 티끌에 지나지 않는다고들 말한다. 어디로 흘러갈지 모르는 뗏목 위에 위태롭게 몸을 맡기고 있는 현대인들의 모습 역시도 햇빛 속에 떠도는 먼지와 다르지 않다. 그렇게 뗏목이라는 시스템 속에 몸을 맞추고 하루를 살아가고 있을 뿐이다.

 그렇다고 해서 좌절할 필요는 없다. 붕괴된 시스템 속에서도 살아남으려는 의지를 가진 미약하지만 강인함을 지닌 인간이, 바로 우리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인간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담아낸 ‘탑승자들(Passengers)’에서 삶의 의미를 찾는다.

 김성수 작가가 11월 1일까지 완주 복합문화지구 누에 아트홀 1,2전시실에서 ‘탑승자들’이라는 주제로 개인전을 열고 있다.

 김 작가의 이번 작업은 급변하는 현실 속에 현대인이 속해있는 시스템은 완전하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생각에서 출발했다. 어쩌면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이 땅이 영원히 발을 딛고 서 있는 땅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 말이다.

 김 작가는 이러한 의식의 흐름을 입체와 드로잉 작품으로 선보인다. 사용하고 있는 재료는 철과 스테인리스, 동과 같은 금속 물질이다. 그런데 그의 작품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날카롭고 차갑다는 느낌보다는 무척 따뜻하다는 이미지를 받게 된다. 마치 천조각을 바느질하는 것처럼 잇는 용접은 금속을 보드랍게 감싼다.

 김 작가가 상상하는 모든 것은 입체 작업으로 형상화하는 지점도 큰 공감을 끌어내는 대목이다. 그는 주로 유년기의 기억을 발굴해서 재해석하는 작업을 선보이고 있는데, 동물의 형상이나 동화 속에서 읽었던 풍경을 담아내고 있다. 그 이야기들이 매우 따뜻하면서도 아련한 분위기로 관람객에게 다가온다. 잊고 있던 동심을 깨닫게 해주기 때문이다.

 이제, 김 작가가 건넨 그 시간 여행 티켓을 들고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릴 시간이 되었다.

 김 작가는 전북대 대학원 미술학 박사를 수료했다. 전주와 서울, 뉴욕에서 11회의 개인전을 가졌으며, 기획·단체전에 150여 회 출품했다. 중앙미술대전, 하정웅 청년작가초대전, 전북도립미술관 청년작가, 교동아트 젊은 미술전, 우진문화재단 청년작가초대전 선정작가로 활동했으며, 전라북도 미술대전 대상 등의 수상 경력이 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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