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열망하는 사람들을 위한 시 창작 이론서, 김동수 교수의 ‘시적 발상과 창작’
시를 열망하는 사람들을 위한 시 창작 이론서, 김동수 교수의 ‘시적 발상과 창작’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0.10.21 18: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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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수 백제예술대학 명예교수가 쓴 시 창작 이론서 ‘시적 발상과 창작(천년의시작·3만5,000원)’ 개정증보판이 출간됐다.

 지난 2008년 1월 책을 발간하고 교재 삼아 시 창작 강의를 해오면서, 아쉬웠던 점을 꼼꼼하게 파악해 그때마다 텍스트를 수정·보완해 증보판을 내게 된 것이다.

 그러다 보니 초판에 없던 ‘시와 체험’, ‘시와 알레고리’, ‘비유와 창의’, ‘동시와 상상력’, ‘통찰과 역설의 미학’, ‘시와 패러디’, ‘시와 도道’, ‘시조의 혁신과 경계’, ‘상상력과 문학’, ‘낭만에서 포스트모더니즘을 넘어’ 등 10개 항목이 더 추가됐다. 사실상 새로 쓴 책이나 다름 없다.

 시 작법을 다룬 이론서들은 그간 무수히 출간됐다. 그럼에도 저자가 새삼 시 창작 이론서를 펴낸 이유는 무엇일까?

 김동수 교수는 12년 전 발간사에서 “그간 시 창작에 관한 교재가 여러 시인과 평론가들에 의해 발간되어 왔으나 대부분 서구 문예사조나 이론에 치우쳐 있다고 지적하며, 결국 우리의 문화적 풍토와 정서적으로 맞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고 밝혔다.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는커녕 혼란을 가중한 셈이 된 것인데, 누구나 시를 이해하고 창작하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쉽고 꼼꼼한 이론서를 계획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번 증보판에서는 한 발 더 나아갔다. 동서양의 철학과 종교사상을 바탕으로 보다 쉽고 명료하게 재작성하다보니 시 창작 이론서뿐만 아니라,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시와 철학이 결합된 또 하나의 인문서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더욱 짙어진 것이다.

저자는 우선 ‘시란 무엇인가’부터 되짚어본다. 물론 시에 대한 딱딱하고 지루한 정의를 늘어놓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설명과 예문을 적절하게 버무려놓았다. 기성작가들뿐 아니라 습작생들의 작품들도 병치해 놓음으로써, 독자들이 시에 대한 구체적이고 선명한 상을 그릴 수 있도록 돕는다. 오랜 세월 강단에 서온 저자의 노하우가 책의 곳곳에 스며있는 느낌이다.

 무엇보다 눈여겨볼 부분은 시와 동서양 문학이론, 고전, 철학 등이 맺고 있는 상관관계와 시적 착상에 대해 서술한 대목이다. 저자가 집요하게 추적한 것은 ‘시적 발상’이다. 다른 이론서들이 단순히 시를 빚어내는 기술에 주력하고 있다면, 이 책은 시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시의 착상, 혹은 시적인 생각이란 무엇인가에 보다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프로이트의 무의식과 꿈, 융의 분석심리학, 불교, 노장사상 등 동서양철학을 비롯해 자동기술법, 문학이론, 고전 등을 적절히 융화시켰다.

 김 교수는 서문에서 “상상력 속에서 인간은 꿈을 꾸고 내일을 열어간다. 그런 속에서도 인간의 존엄과 자유를 끝내 포기하지 않는 휴머니즘이 진실과 아름다움의 세계요 사무사의 길이다”며 “시대와 장소, 이데올로기와 종교를 초월하여 어디에도 구속받지 않는 자유로운 영혼을 지켜가는 일, 그거야말로 우리가 꿈꾸는 진정한 문학의 길이요, 힘이 아닌가 한다”고 밝혔다.

 저자는 남원 출생으로 1982년 ‘時文學’ 추천완료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하나의 창을 위하여’, ‘나의 시’, ‘하나의 산이 되어’, ‘그리움만이 그리움이 아니다’, ‘겨울 운동장’, ‘말하는 나무’, ‘흘러’, ‘그림자 산책’, 수필집 ‘전라도 사람들’, ‘누가 사랑을 아는가’, 평론집 ‘일제침략기민족시가 연구’, ‘한국현대시의 생성미학’ 등을 출간했다. 한국비평문학상(2001), 시문학상(2004), 대한문학상(2014), 조연현문학상(2016) 등을 수상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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