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림 시인 여덟 번째 시집 ‘슬픈 한강’…그렇게 흐르는 인생
최신림 시인 여덟 번째 시집 ‘슬픈 한강’…그렇게 흐르는 인생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0.10.21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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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흡족할 때까지/ 날카로운 펜을 들어/ 안타까웠던 이야기를/ 허공에 썼다가/ 미래에서 지웁니다.// 오늘도 한 줄의 역사를/ 날카로운 펜으로/ 한 자 한 자씩 파 내려갑니다.”

최신림 시인이 적은 ‘서시’를 통해 시인으로서 살아가고 있는 한 남자의 결연한 의지를 엿보게 된다.

엉덩이가 무겁게 의자에 앉아 매일 매일 시를 쓴다는 각오로 펴낸 시집이 벌써 여덟 번째다. 시집 ‘슬픈 한강(좋은땅·1만원)’에는 잠 못 이룬채 고독과 그리움으로 타들어갔던 시인의 시간이 깊게 새겨져 있다.

 총 5부로 구성된 시집은 ‘슬픈 한강’, ‘바람의 詩’, ‘우울한 연인’, ‘정독하는 채석강’, ‘바다를 가두다’로 갈래를 타고 있다.

 “태양보다 더 독한 술/ 노을과 함께 저어/ 꿈틀꿈틀 떠다니는 하루를/ 입에 털어 넣어/ 꿀꺽 삼켜버리는 시간이다”「술시」

 술시와 함께 그렇게 인생의 시간도 흐른다. 시인은 아버지 나이가 되어서 아버지와 똑같은 자신의 모습에 인생을 깨닫고, 정읍천변으로 태풍이 지나가는 오후에는 활처럼 구부려진 갈대처럼 혹독한 자연의 시간을 배운다. 이십대 청춘을 보냈던 폐허가 된 법당에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 헤메는가 하면, 밤바다 어둠을 밝혀주는 등대에서 거친 삶의 지표를 찾는다.

 최 시인은 정읍 출생으로 1998년 월간 ‘문예사조’를 통해 등단했다. 시집으로 ‘홀로 가는 길’, ‘바람이 보인다’, ‘어울리지 않는 듯한 어우러짐’, ‘내장산이 나를 오라 손짓하네’, ‘오래된 항아리’, ‘구름 그리고 바람’, ‘워낭소리’를 출간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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