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판묵 제9회 개인전 ‘어긋난 데칼코마니’…경계에 선 현대인의 방관과 침묵
김판묵 제9회 개인전 ‘어긋난 데칼코마니’…경계에 선 현대인의 방관과 침묵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0.10.20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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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판묵 작 - Between

 코로나19 시대, 사람들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마스크를 쓴다. 그리고 타인을 보호하기 위해서도 마스크를 쓴다. 어느 지역에서는 사랑하는 사람들의 안전을 위협한다며 마스크를 쓰지 말라고 호통을 치는 사람들도 있다. 보란듯이 마스크를 벗어던지고 사회적 거리두기 따위도 고민하지 않은채 시위를 하기도 한다.

 현대의 공간은 이렇듯 무수한 어긋남으로 불균형을 이룬다. 동시대를 살고 있는 당신은 이제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

 김판묵 작가가 28일까지 우진문화공간 전시실에서 아홉 번째 개인전 ‘어긋난 데칼코마니’에서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간다.

 이번 전시는 10년 여간 앞만 보고 달려온 청년작가가 그간의 작품 활동을 되돌아 보고, 앞으로 나아감에 있어 중요한 동력을 얻고자 마련한 시간이다. 김 작가는 자신이 느낀 감정들을 녹여낸 작품을 통해 다양한 시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전시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그가 설정해 둔 세계는 거울과 같이 현실을 투영해 닮아있지만 무엇이든 가능한 공간이다. 그러기에 더욱 뒤틀리기 쉬운 불안요소들로 가득차 있다고 볼 수 있다. 알 수 없는 경계와 마주한 오묘한 기류의 사이에 나타나는 내가 생각하는 당신과 당신이 생각하는 나의 어긋남. 모호함과 자아를 상실해가는 우리, 그 속에서 작가가 명명한 ‘어긋난 데칼코마니’는 불편하고 감추고 싶은 현실을 들춰내며 현재의 시간을 보여주고자 함이다.

 김판묵 작가는 작가노트에 “앞으로 우리는 전보다 더 두터운 가면을 쓴 채 서로를 마주하며 거리를 유지해야만 한다”면서 “서로 닮은 듯 다른 두 공간의 경계에서 우리는 방관과 침묵을 유지한 채 그저 서있을 뿐이다”고 적었다.

 김 작가는 군산대와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지난 2012년 우진청년작가초대전으로 첫 번째 개인전을 연 이후 군산, 전주, 서울, 광주, 중국 상하이 등의 도시에서 다양한 기획·단체전에 얼굴을 알리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현재 군산대 예술대학 미술학과에 출강하고 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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