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환경에도 들이닥친 코로나블루
자연환경에도 들이닥친 코로나블루
  • 양승진  농협중앙교육원 교수
  • 승인 2020.10.18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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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의 무관심 속에 자연도 아파하고 있다.” 

  코로나블루란? ‘코로나19’와 ‘우울감(blue)’이 합쳐진 신조어로, 코로나19 확산으로 일상에 큰 변화가 닥치면서 생긴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을 뜻한다. 실제로 오랜 시간동안 집 밖의 생활에 대한 두려움과 경고 등으로 10명 중 4명 정도는 경험을 하고 있다고 하며 이러한 우울증 극복을 위해 다양한 시도와 사회적 지원에도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작년에는 미세먼지로 가을 하늘이 예전 같지 않다며 환경에 대한 걱정을 하는 기사들을 접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자동차 배출가스, 일회용품 줄이기 등의 강한 규제 들이 시행이 되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우리의 많은 관심이 코로나19 극복에 편향 되면서 환경에 대한 관심은 예전 같지 않은 것 같다. 코로나19라는 외부 요인으로 배달음식과 택배의 비약적인 증가 등 비대면 소비의 확대로 쓰레기 대란까지 일어나고 있다. 금년 1월부터 6월까지 택배물동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20%나 증가 되었다고 하며 이 증가 속도는 평년 대비 2배에 달한다고 한다. 

 지난 추석 기간 중에도 적체된 쓰레기 때문에 각 지역의 많은 재활용센터들이 비상이었다. 연휴가 지난 재활용센터에 높게 쌓여 올라가는 모습을 ‘쓰레기 산’으로 빗대며 심각성을 강조하는 많은 보도들도 싶게 찾을 수 있다. 코로나19의 발생으로 일회용품의 발생량이 증가한 부분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러한 부분을 감안하더라도 쓰레기 발생 속도의 증가는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는 분석이다.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매립지의 경우는 2025년이 되면 더 이상 쌓아 둘 곳이 없다는 심각한 전망을 하고 있으며 마땅한 대책도 확실하지 않다는 것이 더 큰 문제로 느껴진다. 싶게 말해 5년 뒤엔 쓰레기를 버릴 곳이 없다는 것이다. 연휴로 인해 한주만 재활용 쓰레기 수거를 하지 않아도 꽤 많은 불편이 동반되는데 집안의 쓰레기를 버릴 곳이 없어진다는 미래의 모습은 정말 심각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물론 환경을 지키는 노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유통업계에서는 자발적으로 재활용이 가능한 보냉백을 도입하고 있고 포장재질을 분해가 가능한 친환경 소재로 전환하고 어떤 회사의 경우는 오랫동안 반복 사용이 가능한 배송백을 고객에게 지급하고 문 앞에 두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도 활용 중이다.

 이러한 기업의 노력과 함께 민간단체에서도 이번 추석 연휴 이후 급격히 증가한 재활용품을 활용하기 위한 노력도 눈에 다. 플라스틱 용기를 재활용하여 엘리베이터 등 공용시설의 버튼을 대신 누를 수 있는 코로나19 방역 용품을 만들기도 하고 선물 포장용 보자기는 이쁜 머리끈으로 재탄생시키기도 한다. 어느 한 지자체에서는 ‘재활용 쓰레기 Free’라는 주제로 어린이, 청소년 의회를 개최하여 환경에 대한 의식변화에 앞장서고 있는 모습도 매우 인상적인 활동이라 생각된다. 

 기업과 지자체, 국가가 창의적인 생각으로 앞으로 올 위기를 대처하기 위해 노력을 하고는 있다. 그런데 우리의 인식은 어떠한가? 높게 쌓인 ‘쓰레기 산’을 보고 그 순간만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시간이 지나면 해결이 되겠지...” 라는 막연한 생각을 하고 있지는 않았는가?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코로나블루 만큼 자연환경도 이미 그 우울증을 앓고 있을지도 모른다. 우울증이라는 병은 나도 모르는 사이에 발병하여 심각하게 진행되며 회복을 위해서는 상당기간의 치료가 필요한 병이다. 코로나19로 많은 것들에 대해 소홀해 지기 쉬운 현실이지만 우리 모두가 지금부터라도 환경에 대한 관심을 갖지 않는다면 코로나19를 극복한 후에도 자연환경의 문제로 다른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음을 생각해 볼 시점이다. 

 양승진  <농협중앙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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