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확산을 막기위한 ASF(아프리카 돼지열병)방역의 골든타임
재확산을 막기위한 ASF(아프리카 돼지열병)방역의 골든타임
  • 허성환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 승인 2020.10.15 12: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1년 만에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재발한 강원 화천군의 양돈농장뿐 아니라 약 2km 떨어진 다른 농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African swine fever)이 발생했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축산농가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몇 년전만 하더라도 아프리카와 유럽에서만 발생하는 전염병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작년 8월 중국에서 발생한 이후 몽골, 베트남, 캄보디아 등으로 확산되고 있고 중국에서는 발생 10개월 만에 감염지역이 전국으로 확대되어, 이 병에 감염되었거나 감염 우려가 높은 돼지 1억 마리 이상이 살처분 되었다고 한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가축전염병예방법에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지정되어 있는 바이러스성 동물전염병이다. 사람은 감염되지 않지만 돼지과의 동물이 급성형에 감염될 경우 그 치사율은 거의 100%에 이른다. 또한 아프리카돼지열병을 일으키는 원인 바이러스는 건조한 고기에서 300일, 냉동한 고기에서는 1,000일까지도 살아남을 정도로 환경에 잘 적응하고 감염속도가 빠르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치료제나 백신은 개발되지 않은 상태라고 한다.  

  이에 우리 정부도 농협 등 관련기관도 아프리카돼지열병의 국내 재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일환으로 외국인 거주 밀집 지역의 축산물 시장과 식료품판매점을 점검하여 수입이 금지된 축산물과 가공식품의 불법 유통 단속을 강화하고 있으며 만약의 경우를 대비하여 농가 방역관리를 최고수준으로 높이고 발병지역 농가에서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검역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와 농협 등 유관기관만의 노력만으로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  

  이 무서운 동물전염병의 재확산을 막기 위해 우리 국민들의 주의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발병 인접지역 출입을 가급적 삼가하고 일상에서도 수입경로와 수입업체를 알 수 없는 외국산 식품도 구입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재 발병된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초동 대처가 가장 중요하다. 정부와 농협에서는 모의 훈련 및 조기 신고 접수·홍보를 통해 신속한 차단 방역을 이미 시행하고 있다.  

  제2확산기를 거친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은 한돈산업의 ‘ASF’와 다르면서도 같은 점이 있다. 둘 다 통제하지 않으면, 빠르게 확산되고,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현재까지 뚜렷한 치료법과 예방백신이 없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반면, 각각 사람과 돼지에서만 발생한다는 점에서 커다란 차이점이 있다.  

  분명한 건 우리나라에 ASF 바이러스는 아직도 살아있고 전파되고 있는 중으로 완전히 박멸된 것은 아닌 것이다. 참고로 아직까지 ASF가 근절되지 않고 상재화 되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지역 몇 나라들, 이탈리아 사르데냐섬의 사례를 보면 야생 멧돼지와 매개체인 물렁진드기에서 지속적으로 바이러스가 검출되고 이 바이러스가 일반 돼지에 계속적인 감염 위험 요소로 남아 있다고 한다.  

  초동 대처로 이번 사태가 마무리 되더라도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우리나라 어느 지역에서라도 또 다른 경로로 다시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유입 가능성이 될 만한 불법 축산물 국내 유입을 감시하고 집돼지의 감염 모니터링과 함께 멧돼지 개체수 조절을 통한 멧돼지 관리 방안 등은 지속적으로 실행해야 한다. 코로나 19처럼 국내외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의 백신 개발에 대한 연구 성과들이 발표되고 있으며 국내 연구자들도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머지않아 효과적인 백신이 개발되어 아프리카돼지열병의 근절에 큰 힘을 실어주기를 농업관련 종사자로서 기대한다. 

  국가 재난형 가축 전염병의 방역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는 노력이 아닌 절대적인 기준에 도달하는 최선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우리는 코로나19 등을 통해 잘 알고 있다. 원칙에 충실한 초기 차단방역만이 유일한 대책임을 자각하고 유입 및 초기 확산 방지에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축산 농가와 방역 당국에 대한 전 국민의 지지와 격려가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조기 확산방지를 위한 ASF방역의 골든타임은 결코 길지 않다.
 

 허성환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