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19세기 영국 외무부 형성사 등 5권
[신간] 19세기 영국 외무부 형성사 등 5권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0.10.14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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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세기 영국 외무부 형성사 

 우리는 전 세계의 외교 질서가 흔들리고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가 급변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요즘만큼 외교의 중요성이 피부에 와닿는 때가 있었을까? 현재 우리 주변 국제외교 행태는 19세기 중·후반에서 20세기 초까지 서유럽과 동북아시아 사이에 전개된 외교 모습과 일정 부분이 유사하다. 19세기 동북아를 포함한 세계를 상대로 했던 영국 외교의 컨트롤 타워인 영국 외무부. 그곳의 형성과정을 연구한 결과물이 담긴 책이 나왔다. ‘19세기 영국 외무부 형성사(채륜·2만1,000원)’를 통해 우리 경제외교의 숙제인 한일·미중 경제외교 심지어 북한의 경제 제재에 따른 외교적 움직임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에 대한 힌트를 얻게 된다.
 

 ▲왕비로 산다는 것 

 왕비는 권력과 부가 보장된 지위라기보다 정치적 상황에 휩쓸려야 했고 답답한 구중궁궐에서 주어진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입장이었다. 세자빈으로 간택된 후 왕비가 되고 대비로 이어지는 정통 코스를 밟은 인물은 의뢰고 극소수였다. 왕위 계승을 둘러싼 정치적 변수들이 다양하게 등장했기 때문이다. 조선의 역사를 왕비를 중심으로 살펴봤을 때 잘 알고 있던 역사도 새롭게 느껴지는 이유다. ‘왕비로 산다는 것(매경출판·1만9,000원)’은 굵직한 역사적 사건 속에서 정설과 팩트에 근거해 43명의 왕비를 다루고 있다. 화려하기보다 살얼음판 같았던 왕실에서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야 했던 왕비들의 파란만장한 삶이 펼쳐진다.
 

 ▲노자가 옳았다

 인류의 고전 중 가장 뛰어난 철학과 지혜를 담은 ‘노자 도덕경’을 철학자 도올 김용옥이 유려한 우리말로 번역하고, 그 깊은 뜻을 명료하게 해설한다. ‘노자가 옳았다(통나무·2만7,000원)’는 도올의 노자연구 50년을 총결산하는 노작이다. 사상도 타이밍이 중요하다. 저자는 이 책에서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동과 코로나바이러스사태를 맞이하는 현재 인류문명을 위기상황으로 규정한다. 그리고 이 난관을 돌파하는 사상으로서 노자철학을 유일한 희망으로 제시한다. 지구의 생태환경은 순환적이다. 그 순환의 장이 ‘허(虛)’이다. 이제 인류는 공동의 운명임을 깨닫고, 우리 문명에 대해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해야만 한다.

 

 ▲여기는 기계의 도시란다

 지금껏 이주노동자들의 이야기와 목소리는 한국의 활동가들에 의해서 대신 전해졌다. 그런데 그들이 직접 자신의 내면과 삶을 말하기 시작했다. 그것을 시로 표현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여기는 기계의 도시란다(삶창·1만2,000원)’에서 네팔 이주노동자들은 다양한 목소리를 들려주면서도 어떤 공통된 정서를 내보인다. 그것은 한국에서 노동자 생활에 대한 단순한 고발이나 항의를 넘어선다. 고된 노동에 대한 생각과 감정이 전체 시의 기조를 이루지만, 그 노동에서 죽음의 그림자를 의식하고 있다는 것. 시집에 참여한 네팔 이주노동자들에게 죽음은 실제적인 죽음을 가리키기도 하고 존재의 죽음을 뜻하기도 한다.
 

 

 ▲로컬의 진화

 세계화를 바라보는 시선은 달라졌다. 코로나19로 우리는 초연결 사회가 생존을 위협할 수 있음을 경험했다. 사람들은 가깝고, 친밀하고, 안전한 생활권을 찾고 있다. 로컬이 주목받는 시대가 온 것이다. 판데믹 이전에 이미 로컬의 가치를 알아본 이들이 있다. 나만의 취향과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밀레니얼이다. ‘로컬의 진화(스리체어스·1만2,000원)’는 잊히고 소외됐던 공간이 주목받는 시대를 조명한다. 여기서 로컬은 서울이냐, 아니냐를 나누는 지역적인 의미가 아니다. 오래되고, 잊히고 있지만, 그래서 가능성이 풍부한 모든 공간을 말한다. 촌스럽고, 경쟁에서 뒤처진 공간으로 여겨지던 로컬이 새로운 삶의 공간이 되고 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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