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보다 절실한 동생들, 김학범호의 ‘반란’ 완성할까
형보다 절실한 동생들, 김학범호의 ‘반란’ 완성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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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10.11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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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선 무대 앞둔 올림픽대표팀, ‘동기부여’에서 앞서

 24년 만의 한국 축구 ‘형제대결’에서 절실함이 승부를 가르고 있다.

 ‘형’인 국가대표팀(A대표팀)을 이끄는 파울루 벤투 감독과 ‘아우’ 올림픽 대표팀을 지휘하는 김학범 감독이 맞대결에 나설 선수 소집명단을 발표했을 때, 생각보다 전력 차가 크지 않다는 평이 많았다.

 해외파 선수들을 뽑지 못한 탓에 이들이 상대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A대표팀과 원래 K리거들이 주축인 올림픽 대표팀의 전력 차는 줄어들었다.

 특히 공격진의 경우 실력에 큰 차이가 없음이 수치로도 드러난다. 김학범호 명단에서 공격진으로 분류된 선수들의 리그 골 수는 28골로 벤투호 공격진의 29골과 비슷했다.

 이런 상황에서 절실함과 간절함이 두 팀 경기력의 차이를 불러오고 있다.

 9일 치러진 ‘스페셜 매치’ 1차전에서 올림픽대표팀의 플레이는 실전 경험이 많은 A대표팀보다 다소 투박했지만, 더 치열했다.

 2020 도쿄 올림픽 본선을 반년여 앞둔 올림픽 대표팀 선수들에게 이번 친선경기는 김학범 감독에게 직접 눈도장을 받을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다.

 반면 A대표팀 선수들은 이번 대결에서 얻을 수 있는 게 그다지 많지 않다. 정식 A매치도 아닌 친선전 두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고 해도 해외파를 경쟁에서 이겨내고 벤투호의 주전으로 급부상할 가능성은 매우 작다.

 양 팀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후반전이 되자 서로 다른 ‘의지’의 크기가 불러오는 그라운드 지배력의 차이는 벌어졌다.

 생애 첫 연령별 대표팀 발탁의 기쁨을 맛봤던 송민규가 후반 5분 1-1을 만드는 동점골을 넣었고, 곧이어 A대표팀 권경원의 자책골까지 이어지면서 올림픽 대표팀은 2-1 역전을 이뤘다.

 막판 이정협에 동점골을 내줬지만, 확실히 더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준 것은 올림픽 대표팀이었다.

 벤투호도 성과가 없는 것은 아니다.

 올림픽 대표팀에서 불러들인 원두재, 이동경(이상 울산), 이동준(부산)이 A대표팀에서도 통할만 한 경기력을 펼쳐 보였다.

 특히 권경원과 함께 센터백으로 나선 원두재는 만점을 줄 만했다. 경기를 읽는 시야, 정확한 패스는 ‘포스트 기성용’이라는 별명에 걸맞은 수준이었다.

 이동경은 이주용(전북)의 선제골을 도왔고, 이동준은 교체 투입돼 특유의 돌파력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벤투 감독에게 합격점을 받고 김학범 감독에게도 건재함을 알리는, ‘일거양득’의 활약이었다.

 벤투호와 김학범호의 친선경기 2차전은 12일 오후 8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다.

 벤투호로선 승리를 향한 욕구를 얼마나 잘 자극하느냐가 2차전 승리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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