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역사박물관, 전라감영 선화당 주련(柱聯)문 발견…각계 관심
전주역사박물관, 전라감영 선화당 주련(柱聯)문 발견…각계 관심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0.10.11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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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감영 선화당 주련문(일부)

  지난 7일 복원 준공식을 마친 전라감영 선화당 건물에 쓰인 ‘주련문’이 다수 발견돼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주련(柱聯)은 시구나 문장을 종이나 판자에 새겨 기둥에 걸어 두는 것을 말한다. 건물의 격을 높이는 장식물로 경계와 교훈, 건물 자체의 정체성을 담고 있다.

 선화당은 전라감사의 집무처로 감영의 중심이 되고 감영건물 중에서 가장 격이 높은 건물로, 과거 선화당 사진을 보면 건물 안팎으로 주련이 걸려 있었다. 그간 선화당에 쓰인 주련문을 찾으려는 관계기관의 노력이 있었으나 찾지 못했다.

전라감영 선화당
전라감영 선화당

 그런데 전주역사박물관에서 그 선화당 주련문을 찾았다고 11일 밝혔다.

 조선말의 전주를 기록한 필사본 책 속에 ‘선화당 주련’이라는 제목으로 많은 주련 문구들이 세 쪽에 걸쳐 수록되어 있었다는 것. 이 필사본 책명은 ‘풍패집록’으로, 당시 전주에 거주한 채경묵이 필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필사 시기는 19세기 말로 추정된다.

 이번에 찾은 선화당 주련 문구들 중에는 전라감사로서의 책무를 담은 ‘有經綸濟世才席尊蒼生(유경륜제세재석존창생)’, ‘以耿介拔俗姿芥視黃金(이경개발속자개시황금)’등이 있다. 세상을 구할 재주로 뭇백성들을 높이 여기고, 바르고 강직함으로 황금을 하찮은 풀처럼 여기라는 의미이다.

 조선왕조의 발상지로서 전주의 위상을 담은 문구도 발견됐다. 산의 형세가 풍패(왕조의 발상지)다워 용과 봉황의 형세를 하고 있으며, 집들이 창처럼 줄지어 있어서 기러기와 거위 행렬 같다는 내용의 ‘山近豊沛盡是龍鳳之勢(산근풍패진시용봉지세)’, ‘문열계극시유안아지행’ 등이다.

 이 선화당 주련을 짓고 쓴 인물은 전라감사 이돈상(李敦相)이라는 것이 전주역사박물관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돈상초상(조복본)
이돈상초상(조복본)

 이돈상은 1876년(고종13)에 전라감사에 부임해 1878년까지 2년 여를 재임했다. 이전에 전주판관도 지내 그 선정비가 복원된 전라감영 경내에 있다. 1868년 전라도우도암행어사로서 만마동에 진을 설치하도록 건의하기도 했다. 임피에 어사 이돈상선정비가 철비로 서있다.

 이돈상은 증광시 문과에 갑과 2등으로 급제한 엘리트로 이조참판, 대사헌, 대사간, 공조판서, 한성판윤에 오른 인물이다. 그는 글을 잘 짓고, 글씨를 잘 썼던 인물로 1866년 경복궁을 재건할 때 근정문 현판을 썼다.

 전주역사박물관은 전라감영 복원과정에서도 일제강점기 전북도청 도면을 국가기록원에서 찾아내 발굴에서 나오지 않았던 선화당의 위치를 정확히 고증했다.

 이동희 관장은 “앞으로 복원을 해 나가려면 고증을 통한 원형확보가 중요한데 이제 주련문을 찾음으로써 선화당이 옛 모습을 온전하게 갖추게 되고 격이 더 높아지게 된 것이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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