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인생! 나의 은퇴 설계는…
100세 인생! 나의 은퇴 설계는…
  • 장기요 NH농협은행 전북본부장
  • 승인 2020.10.06 1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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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추석 아침 일찍 차례를 지내고, 그간 찾아뵙지 못한 집안 친지들께 안부전화를 했다. 건강을 챙기시라는 일상적인 인사로 시작했는데 대화는 이내 코로나19로 어려워진 실물 경제 상황과 당신들이 처한 은퇴 후 삶과 관련된 재테크 문제까지 이어졌다.

 그리곤 금융 쪽에서 일하는 나의 경력을 믿고 은퇴설계를 해 달라고 요청했다. 거참, 명절 아침부터 무거운 과제를 받았다. 베이비부머 세대인 친지들에게는 코로나19보다 더 무서운 것이 은퇴 후 삶에 대한 막막함이다.

 우리나라 평균 수명은 점차 늘고 있다. 남성은 79.7세, 여성은 85.5세로 퇴직 후 30여년을 살아가야 하는데 그에 대한 준비를 충분히 하지 못한 많은 베이비부머 세대 선배들이 현실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럼 행복한 은퇴 후 생활을 누리기 위해서는 연령대별로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30대, 강제 저축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쓰고 남은 돈으로 저축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저축하고 나머지로 생활하는 강제 저축 장치를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30대는 직장생활 초창기로 소득이 많지 않고 생활비, 자녀양육비 그리고 주택구입비용 등을 지출하느라 저축할 여유가 그리 많지 않다. 살림하기에도 빠듯하다. 하지만 앞으로 벌게 될 소득이 많기 때문에 기본적인 연금부터 꼼꼼하게 계획하는 것이 필요하다.

 일단 저축을 시작했다고 해도 저축한 돈을 중도에 찾아 써 버리면 아무 소용이 없다. 따라서 노후대비 저축을 시작할 때는 중도에 찾아 쓸 수 없거나 해지했을 때 불이익이 큰 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

 대표적인 금융상품으로 연금저축을 추천한다. 연금저축과 IRP계좌는 연간 최대 700만원까지(50세 이상은 최대 900만원)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대신 중도에 해지하거나 연금 이외의 다른 방법으로 수령하면 인출금액에 대해 기타소득세(16.5%)를 납부해야 한다. 이러한 불이익 때문에 쉽게 해지할 수 없어 노후까지 남아 있을 확률 또한 높다.

 40대는 4중 보완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40대는 소득의 대부분을 생활비, 자녀교육비 등으로 소진하고 나면 노후를 위해 준비할 수 있는 여유가 많지 않기 때문에 노후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게 된다.

 40대부터는 20년 이상 국민연금을 납부해서 퇴직 후 어느 정도 생활할 수 있는 연금을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 국가가 보장하는 국민연금을 통해 기본적인 노후생활을 할 수 있다. 또한 현재 직장을 다니는 40대라면 대부분 퇴직연금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퇴직연금제도를 통해 국가가 보장하는 기본적인 국민연금에 추가해서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준비한다. 그리고 좀 더 여유있는 노후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개인연금 가입을 고려할 수 있다. 개인의 능력에 따라 추가로 마련할 수 있고 세제 혜택까지 있는 연금이다.

 이처럼 3층 보장을 이루는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의 혜택을 온전히 받을 수 있는 세대가 40대라 할 수 있다. 여기에 2007년부터 도입된 주택연금까지 결합한다면 4중 보완장치를 자연스럽게 만들 수 있다.

 50대는 보장성 보험으로 포트폴리오 완성하자.

 50대는 수입이 가장 많고, 자녀도 어느 정도 성장해서 가장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은퇴가 가장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시기로, 국민연금, 개인연금 등을 꾸준하게 납입하는 것과 동시에 보장성 보험 가입을 현실적으로 검토해야 하는 단계이다. 왜냐하면 나이가 들수록 갑작스럽게 발생한 질병이나 사고로 인한 의료비 지출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더 늦으면 실손형 의료보험 등에 가입할 수 없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가능한 보장성 보험을 꼼꼼하게 따져봐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은퇴자는 치밀한 연금수령 전략을 세우자.

 마지막으로 은퇴 후의 자금 운용전략은 그동안 준비한 은퇴자금을 어떻게 수령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퇴직급여를 일시불로 받지 않고 연금방식으로 수령하되, 세금을 고려해야 한다. 연금저축과 IRP계좌의 연간 수령액이 1,200만원을 넘지 않으면 분리과세로 과세가 종결되지만 초과할 경우 다른 소득과 합산해 과세가 더 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그러므로 연금의 수령 순서와 수령기간을 적절히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로 연금저축은 연금수령기간이 55세때부터는 5.5% 70세 때는 4.4% 80세 이상일 때는 3.3%의 세율이 적용되므로 다른 소득으로 은퇴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다면 연금저축의 인출 시기를 늦추는 것이 유리하다.

 성인동화 집필가인 오그 만디노(Og Mandino)는 ‘위대한 상인의 비밀’에서 성공한 사람과 실패한 사람에게는 단 하나의 차이가 있다고 했는데 ‘습관의 차이’가 바로 그것이다.

 은퇴설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저축하는 습관’이다. 정기저축, 연금저축, 보장성 보험 저축 등을 꾸준히 해 나갈 때 연령대별 은퇴 준비를 성공적으로 할 수 있고, 또 우리의 행복한 은퇴 후 생활을 기대할 수 있다.

 문득, 어린 시절 빨간 돼지 저금통에 고사리 손으로 동전을 넣으며 조금씩 무거워진 돼지 저금통에 즐거워하던 내 모습이 떠오른다. 오늘부터 꾸준히 저축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습관을 다함께 실천해보자.
 

장기요 NH농협은행 전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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