댐 홍수터에도 마스크가 필요하다
댐 홍수터에도 마스크가 필요하다
  • 민경진 K-water 금강유역본부장
  • 승인 2020.09.28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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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세먼지에 이어 코로나 19 대유행으로 마스크는 현대인에게 필수품이 되었다. 대기오염이나 바이러스는 넓은 지역 불특정 장소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모든 원인 물질을 제거하기는 불가능하고, 정상화까지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먼지와 바이러스 등을 걸러주는 마스크는 완벽한 보호대책은 아니지만, 우리 몸을 보호하는데 가장 믿을 만하고 효율적인 방법이었음은 우리 모두가 경험하고 있다.

 우리 생활과 단 하루도 떼어놓을 수 없는 수돗물은 대부분 댐과 하천에 있는 물을 사용하여 생산한다. 국가는 국민의 건강을 위하여 식수원 주변을 상수원 보호구역, 수변구역 등으로 지정하여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그럼에도 해마다 여름이면 우리는 녹조 발생에 대한 뉴스를 접하곤 한다.

 녹조는 댐과 하천에서 조류가 과다증식하는 현상이다. 조류의 먹이가 되는 질소, 인 등의 영양염류는 하천 주변 농경지에서 주로 사용하는 비료, 축산분뇨 등의 형태로 존재한다. 이들이 비가 오면 빗물에 씻겨 하천으로 유입됨으로써 수질에 악영향을 준다. 또한, 무단경작 등 하천의 무분별한 불법점용은 수생태계 훼손과 교란의 주범이 되기도 한다. 이는 미세먼지나 바이러스처럼 워낙 광범위하게 퍼져있기 때문에, 직접 오염원을 제거하는 방법으로는 한계가 있고,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두기까지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댐 홍수터에도 마스크가 필요한 이유이다.

 환경부에서는 산재한 오염원의 저감과 생태복원을 위해 상수원보호구역, 수변구역 등을 대상으로 ‘수변 생태벨트 조성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이는 하천경계로부터 일정거리 내 오염원 발생이 예상되는 지역의 토지를 친환경적인 공간으로 탈바꿈함으로써 물환경을 개선하고자 하는 사업이다.

 환경부 사업의 효과도 높이고 오염물질 문제를 조금 더 효율적으로 해결하기 위하여 댐관리자로서 K-water는 물과 직접 맞닿은 홍수터에 K-water형 수변생태벨트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13년부터 용담댐 홍수터에 총 21개소, 약 33ha(약 10만평)의 면적에 수변 정화림을 조성한 것이 대표적 사례이다. 인과 질소화합물 흡수에 탁월하다고 알려진 포플러 나무를 주로 식재하여 불특정하고 광범위한 지점에서 하천으로 흘러들어오는 오염물질을 물과 가장 가까운 홍수터에서 흡수?여과한다. 그야말로 상수원을 보호하는 마스크 역할을 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댐 주변 마을 하수시설과 농경지에서 나오는 방류수를 정화림으로 유도하여 미량의 오염물질까지도 줄이는 사업을 진안군과 협업하여 추진하였다.

 대청댐에서도 용담댐 사례를 바탕으로 K-water형 수변생태벨트 조성사업을 추진 중이다. 환경부 사업과 연계하여 직접적 오염원 저감은 물론, 댐 홍수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생태적 여과지대를 만들고 물 환경의 건강성을 회복하는 사업이다. 이뿐 아니라, 주변지역 특성을 고려해 주민 소득작물림이나 관광자원과 연계한 생태체험 공간을 도입하여 복합적 기능의 공간을 구상하였다. 또한, 용담?대청댐에서 추진 중인 사업을 시작으로 금강수계 전 지역의 댐 홍수터로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연구를 시행하는 등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

 우리가 미세먼지나 코로나 19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마스크 착용을 선택하였듯이, 댐 홍수터에 수변 생태벨트라는 마스크를 통해 각종 오염물질로부터 물을 보호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수변 생태벨트 조성을 통해 수질과 수생태계를 개선함은 물론이고 불법?무단 경작을 방지할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생태체험과 교육 장소로 활용할 수 있고, 지역에 소득 창출 등 사회적 가치 제고에도 기여할 수 있다.

 마스크로 모든 바이러스를 막을 수 없듯이, 수변생태벨트가 수질관리의 만병통치약은 될 수 없다. K-water에서는 수변생태벨트 조성을 시작으로 물 환경개선을 위한 다양한 사업들을 추진하여 국민 모두가 함께 누리는 건강한 물복지를 이룩하고자 앞으로도 노력해 나갈 것이다.

 *홍수터:평수기 때에는 물의 흐름이 없으나 홍수 시 침수되는 하천이나 댐 주변의 구간과 장소

 민경진 <K-water 금강유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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