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 단야구 출토…호남지방 가야고분군 최초 철 사용 입증
장수 단야구 출토…호남지방 가야고분군 최초 철 사용 입증
  • 장수=송민섭 기자
  • 승인 2020.09.28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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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수군은 29일 ‘단야구’가 발굴된 계남면 호덕리 백화산 고분군 발굴 현장에서 현장에서 김규정 조사단장(전북문화재연구원장)과 권정혁 조사원(전북문화재연구원), 군산대학교 곽장근 교수, 원광대학교 최완규 교수, 국민대학교 김재홍 교수 등 관계자 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장수 백화산 고분군·8·9·64호분과 유물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번 설명회는 김규정 단장의 조사 개요 보고를 시작으로 권정혁 조사원의 조사내용 설명, 백화산 8·9·64호분 현장설명, 출토 유물 관람 및 설명, 자문의견 등으로 진행됐다.

 백화산 고분군은 백화산(白華山; 850.9m)에서 북서쪽으로 뻗은 여러 갈래의 지류 중 장계면 소재지까지 뻗은 지류의 끝자락에 자리하며, 지류의 정상부와 돌출부에 일정간격을 두고 고총이 분포되어 있다.

 군은 지난 2019년 12월부터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의 허가를 받아 (재)전북문화재연구원과 가야계 고분이 밀집한 곳에 자리한 장수 백화산 고분군의 성격을 밝히고 보존·활용 방안 마련을 위한 기초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정밀발굴조사를 추진 중이다.

 봉분(8·9호분)은 대부분 파괴되어 축조방법은 파악하기 어렵지만 봉분의 형태가 어느 정도 남아있는 8호분의 평면형태는 타원형이며, 규모는 남아있는 봉분을 기준으로 남-북 1,090㎝, 동-서 1,080㎝, 높이 260㎝이다. 8호분의 축조방법은 매장주체부인 주석곽을 축조하고 1차적으로 석곽위에 성토를 한 후 최종적으로 봉분을 조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8·9호분의 매장주체부는 구덩식돌덧널무덤(수혈식석곽, 竪穴式石槨)으로 규모는 잔존길이 360㎝, 너비 70~81㎝, 높이 105~110㎝내외다. 8호분의 매장주체부를 중심으로 주변으로 소형 돌덧널무덤(석곽묘, 石槨墓) 4기와 독무덤(옹관묘, 甕棺墓)1기, 널무덤(토광묘, 土壙墓 )1기 등의 부곽이 확인됐다.

 8·9호분의 매장주체부에서는 짧은목항아리(단경호, 短頸壺)와 접시(배, 杯), 가락바퀴(방추차, 紡錘車) 등의 토제품과 단야구(鍛冶具), 쇠낫(철겸, 鐵鎌), 단조쇠도끼(단조철부, 鍛造鐵斧), 쇠로 만든 화살촉(철촉, 鐵鏃) 등의 철제품, 고리자루칼편(환두대도편, 環頭大刀片) 등이 출토됐다.

 8호분 매장주체부 주변의 부곽에서는 소형의 뚜껑이 있는 긴목항아리(유개장경호, 有蓋長頸壺), 입이 큰 항아리(광구호, 廣口壺), 구슬(옥, 玉) 등이 발견됐다.

 특히 8호분 매장주체부에서 출토된 단야구는 장수지역의 가야고분을 넘어 호남지방의 가야고분에서는 처음으로 확인된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김재홍 교수는 “이번 발굴 조사에서 발견된 단야구는 망치와 집게는 물론 모루까지 포함된 전국 최초의 단야구 세트로 보여진다”며 “이는 철의 가야의 독자성을 밝히는 데 매주 중요한 자료이며 최근 백제와 관련된 유물도 발견된 점을 미뤄 볼 때 철의 유통을 통한 가야의 개방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장수=송민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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