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희, 파라디소 사진전…작업을 통해 받은 평화의 선물
김주희, 파라디소 사진전…작업을 통해 받은 평화의 선물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0.09.27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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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주희 사진 작가의 ‘PARADISO(파라디소)’ 사진전이 29일부터 10월 4일까지 전주 교동미술관에서 열린다.

 전작 ‘공소순례’ 에 이어 이번 전시에서는 교우촌의 주민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작업의 결과물을 선보인다.

 천주교 신자지만 냉담자였던 작가는 우연한 공소 촬영으로, 천주교와 한층 가까워진 생활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순순히 받아들여지는 종교가 아닌 의문의 종교가 되어감을 지울 수 없었다. 그러던 중 교우촌을 대상으로 사진잡업을 진행하면 자신의 종교관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하는 조심스러운 생각에 카메라를 들었다.

 교우촌은 공소를 중심으로 조성된 천주교 공동체다. 박해시대 전후로 종교적 탄압을 피해 신자들이 모였다. 이러한 교우촌은 여러 고을이 접하고 있는 깊은 산골에 위치하고 있었고 가난한 생활 속에서도 복음 말씀을 묵상하고 실천하고 살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러한 교우촌들이 사라져가는 시대이지만, 현재까지도 신앙의 뿌리로 이어져 내려오고 있음에 김 작가는 천호산 자락의 다리실 교우촌을 대상으로 작업을 진행했다. 다리실 교우촌은 기해박해 전후 천호산 아래 만들어진 신앙 공동체다. 산세가 험준하고 인적이 드물어 은둔의 장소로 적합해 보이는 곳. 현재는 교우신자 65명이 모여 살고 있다. 사각의 프레임에는 동트기전 기도로 하루를 시작하고 하느님을 향한 항구하고 단순한 마음으로 생활하는 신자들의 모습이 담겼다.

 최연하 사진평론가는 “김주희 카메라는 ‘공소’ 작업보다 더 깊고 내밀하게 ‘교우촌’ 사람들에게 닿는다. 각 가정을 방문해 그들의 사연을 듣고 기록하고 사진으로 옮겨오는 전 과정이 지극한 정성으로 이뤄졌다”며 “여느 농촌 풍경과 별반 다름이 없지만, 생활과 신앙이 합일된 교우촌은 하늘의 뜻을 지상에 작은 빛으로 펼치는 반딧불이처럼 사진 속에서 작고 고요하게 점멸하고 있었다”고 평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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