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귀촌 기획> 김재훈씨 임실 성수서 버섯재배 ‘부농 꿈’
<귀농귀촌 기획> 김재훈씨 임실 성수서 버섯재배 ‘부농 꿈’
  • 임실=박영기 기자
  • 승인 2020.09.2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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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에서 남들도 부러워하고 입사하기도 어렵다는 서울지하철공사라는 좋은 직장을 뿌리치고 농촌으로 내려와 부농을 꿈꾸며 오늘도 땀을 흘리는 젊은이가 있다.

임실군 성수면 삼청 2길에서 농촌이 좋아 부인과 함께 귀농한 김재훈씨(42)가 화제의 주인공이다.

김 씨는 직장을 다니면서도 농촌에서 살고 싶은 열망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20대도, 30대도 그랬다. 그러다 지난 2014년 현재 살고 있는 임실군 성수면 삼청마을로 귀농해 터를 잡았다.

재훈씨의 본래 고향은 전남 곡성이다. 보통 사람이면 고향을 찾아가는 것이 정상이겠지만 김씨는 고향으로 귀농 대신 표고버섯 재배 환경이 좋은 임실을 선택했다.

보통 사람이면 지역을 먼저 선택하고 재배할 작물을 정하는데 그는 작물을 정하고 지역을 선택한 케이스다.

귀촌 당시 김 씨는 당시 주거할 곳이 없어 첫 거처가 마을회관이었다. 한 달 반을 아내와 마을회관에서 생활하게 되었다.

한쪽에서는 마을 어른들이 화투를 치거나 식사를 해 불편도 많았으나 아내나 김씨는 모든 것을 감사하게 받아들이며 생활했던 것이 지금은 추억으로 남게 되었다.

지금은 회관 옆 가건물을 매입해 생활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까지 마을 어르신과의 기묘한 동거를 이어갔다.

 그는 서울지하철공사라는 안정적인 직장을 과감히 버리고 평소 그리던 귀농을 결정한 것이다.

첫 농사는 초석잠이었다.

 실질적인 귀농 첫해인 2015년, 겁도 없이 2천평을 시작했으나 임실에서는 아무도 모르는 작물일 뿐 아니라 인건비도 많이 들어 포기했다. 처음 시작한 것이 실패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새로운 작물을 물색한 끝에 경옥고에 들어가는 한약재인 자황을 3천평 정도 재배키로 했다. 이어 표고버섯 3동, 복숭아 1천200평, 동자개 양식 1천여 평 등 총 6천여 평의 농·수산물을 재배하고 있다.

 부부는 첫해의 실패를 복구하기 위해서 모든 정력을 쏟아 붓고 있다. 

법학을 전공한 재훈 씨는 귀농을 준비할 때 아내와 역할을 나눴다. 재훈 씨는 농사를 책임지고 미대를 졸업한 아내는 마케팅을 맡기로 했으나 부업으로 닭강정을 시작해 아직까지는 수입면에서 아내가 좀 많다고 귀띔했다.

재훈 씨는 귀농 전 간단한 용접기술과 기계정비를 조금씩 배워 경비가 많이 소요되는 기술자를 불러야 하는 경우 본인이 직접 시공함으로써 경비를 많이 줄일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특히 귀농준비 과정에서 사회복지사 자격, 전기공사 자격, 경비정비사, 소방안전관리 1급 자격증 취득과 귀농 뒤에도 유기농기능사, 종자기능사, 버섯종균기능사를 따는 등 철저한 준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귀농’은 호락호락 허락지 않았다.

잘 나가는 직장을 그만두면서 친가에는 알리지도 않은 귀농이었지만 재훈씨는 “귀농을 잘했다”고 자랑한다.

김 씨는 “아침에 일어나 일하러 나갈 때마다 삶이 맑아지는 것 같아 기분이 무척 좋다”며 “특히 틀에 짜인 생활에서 내가 기획한 시간으로 변하니 순간순간이 더 소중하게 다가오고 무엇보다 아내를 언제든 볼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하다”고 말했다.

김 씨는 “들에 뿌려놓은 식물에서 수익이 올라오면 그때부터 부농도 꿈꾸겠다는 강한 의지가 있어 행복하다”며 활짝 웃었다.

임실=박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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