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들 “쌍방향 수업 확대, 인력·기기지원 우선”
유치원들 “쌍방향 수업 확대, 인력·기기지원 우선”
  • 이휘빈 기자
  • 승인 2020.09.24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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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부에서는 유치원까지도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늘리라고 하지만, 인력 및 스마트기기조차 부족한 상황에서 원격수업에 어려움이 많습니다”

 도내 유치원들이 교육부의 쌍방향 수업 확대 추진에 한숨을 쉬고 있다. 유치원 수업 구조상 원격 수업 과목도 한정돼있으며, 자체 과목들을 만들기 위한 기기와 콘텐츠 연구도 각자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도내 유치원 관계자들은 “원활한 쌍방향 수업을 위해서는 인력·제반기기·콘텐츠 등 전반적 지원이 우선 뒤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15일 유은혜 교육부장관은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에서 ▲원격수업 기간 중 모든 학교에서 실시간 조·종례 운영 ▲원격수업 운영 시 학생과 쌍방향으로 소통하는 비율 확대 등을 원격수업의 질 제고 방안으로 제시했다. 이어 쌍방향 수업 확대를 위해 최소한 주 1회 이상 쌍방향 수업과 쌍방향 의사소통을 할 것을 학교에 권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유치원들은 쌍방향 원격수업에 대해 고심하고 있었다. 특히 도내 164곳의 사립유치원들은 원격수업 준비를 자체 예산으로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전주시 A유치원 원장 김모(50·여)씨는 “유치원 아이들은 교육과정의 특성이 학교와 다르다. 학교처럼 교과와 진도가 있는 학습할 내용이 있는 것도 아니고, 수업 자체가 놀이 중심 등 감각적 체험에 맞춰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쌍방향 원격 수업의 형태는 색종이접기, 꾸러미자료로 만들기 등으로 한정된 학예 프로그램들이다. 이를 진행하고는 있지만 교육과정 목표에 도달할 수 있는 활동들이 되기엔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유치원 관계자들은 쌍방향 수업 제반 여건도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대부분의 유치원들은 방과후 수업까지 이어지는데, 교사들은 4~5시까지 돌봄을 진행하고, 개인 기기로 교육프로그램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유치원 교사 박모(30·여)씨는 “아이들 수업 및 돌봄, 에듀파인 등 행정업무, 원격수업용 교육 꾸러미 챙기기 등 매일마다 시간이 부족하다. 그런데 이제는 쌍방향 원격수업도 연구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예전에 개인 스마트폰으로 동화책 읽어주기 촬영 등에 그치고 있는데 녹화 영상의 질이 안좋다고 해 휴대폰을 바꿔야 했다”고 말했다.

 강신영 한유총 전주지부장은 교육부와 교육청이 인력과 기기, 콘텐츠 지원을 해야 일선 유치원에서 쌍방향 수업이 원활하게 마련될 수 있다고 밝혔다. 강 지부장은 “유치원 업무를 도울 방역인력 도우미, 웹캠 및 타블렛 등 기기, 도우미 인력을 충원할 인건비 등이 마련된다면 도내 유치원들에 큰 힘이 될 것”이라며 “유아교육진흥원·도교육청 연구팀 등이 유치원들에게 원격수업에 참고할 자료를 주는 것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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