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 민족
배달의 민족
  • 백순기 전주시설공단 이사장
  • 승인 2020.09.23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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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로 인한 거리의 변화가 두드러지고 있다. 모임, 여행 외식을 자제하라는 행정명령이 자주 발령된다. 국민의 인식 또한 달라졌다. 코로나로 인한 피로도가 많아졌고 밖에서 생활하는 시간보다 집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따라서 많은 것이 변하고 있는 것을 볼 수가 있다.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현상은 도로에 오토바이가 부쩍 많아졌다는 것이다. 외식이나 외출을 자제하다 보니 배달을 시키는 일들이 많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외식 대신 배달을 시켜 식사를 해결하는 경우가 많고 통닭, 피자 등 야간 간식거리도 한몫을 한다. 거기에 세탁부터 식료품 등도 모두 배달을 시키는 경우가 많아졌다. 음식을 배달하는 오토바이도 최신형들이 늘어났다고 한다. 예전에는 음식이나 물건을 싣고 다니는 일반적인 통을 장착하여 배달했다. 지금은 냉온장고를 겸비한 음식 박스까지 장착하여 배달되고 있다고 한다. 이는 서비스 질이 향상되고 음식의 안전을 위하여 더욱 잘하는 일이라고 볼 수 있다.

 문제는 거리로 쏟아져 나오는 오토바이의 안전 문제다. 무면허 운전자부터 운전이 서툰 초보자들까지 거리로 쏟아져 위험천만한 일들이 많아졌다는 얘기다. 특히 안전에 매우 취약한 야간에 배달 오토바이들이 가장 많다. 이런 오토바이를 운전하는 이들이 생계를 위해 열심히 살아가는 것이기 때문에 이를 문제 삼아서는 안 될 일이다. 하지만, 생업전선에 나서는 오토바이라고 해서 안전을 뒷전 삼아서야 되겠는가. 적지 않은 오토바이들은 타인과 본인의 안전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곡예운전은 예사고 차선 반대편으로 역주행을 하는가 하면, 신호등을 무시하는 사례는 다반사다. 코로나로 인하여 일상의 생활상이 많이 변했다고는 하지만 법규를 위반해 타인의 안전을 위협하면서까지 변해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질병 바이러스에 의한 대혼란의 시대에 직면해 전방위적으로 일고 있는 변화의 바람은 상식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본인의 이해관계만을 위해 타인에게 불편과 안전을 위협한다는 것을 모를 리 없는데도 상식을 뛰어넘는 몰지각한 행동을 하는 이들도 적잖다.

 우리 민족은 배달민족이라고 한다. 무슨 의미로 우리나라 사람을 배달민족이라 부르는가? 인터넷을 뒤져보니 백산(白山)민족 즉 백두산 민족이라고 하는데 백산이 배달민족이라고 한다. 배달민족은 희고 밝은 성품에 산과 높은 곳을 좋아하는 기마민족의 후예다. 역사적으로 한 때는 만주벌판에서 시베리아까지를 지배한 아주 강력하고 뛰어난 재능을 가졌다.

 그런데 90년대 이후 밤에 야식 문화가 발달하여 배달음식을 즐기는 현대인이 많아 배달민족으로 생각하는 것 아닌지 의문스럽다. 그렇다면 우리가 배달민족으로서 자부심을 가져야 하는데 진짜 음식을 배달하는 배달민족으로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씁쓸한 웃음을 지어본다. 일상의 사회가 변함으로써 모든 생활상이 변한다고 봐야 한다. 모든 상권이 바뀌어 가고 있고 상인들 또한 업종변환이 불가피한 경우도 있고 영업방법도 바뀌어야 한다. 이러한 변화에 사회적 비용도 어마어마 하다는 생각도 해본다. 이 모든 것이 변하고 있는데 변하지 않으려는 것은 일상을 항상 그저 그렇게 살아왔던 이들의 행동들 때문에 더딘 변화의 적응이 있는 건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거리로 쏟아져 나온 오토바이의 향연, 어떻게 볼 것인지! 정착되고 바람직한 대안은 없는지 고민해봐야 하는 시기인 것 같다. 야간에 운전을 하다 보면 깜짝깜짝 놀라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니다. 안전에 조금만 신경을 쓰고 신호를 조금만 지키면서 오토바이를 운전한다면 모두가 행복한 변화로 받아들이지 않을까! 어려울 때 단결하는 강한 배달민족으로 우리의 힘을 발휘할 때가 지금이 아닌가 싶다. 한번 생각하고 한번 바라보고 간다면 일상의 변화가 아름다움으로 변할 거라고 확신해본다.

 백순기<전주시설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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