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세상을 위해 나를 내려놓을 수는 없을까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나를 내려놓을 수는 없을까
  • 황호진 전 부교육감
  • 승인 2020.09.22 17:55
  • 댓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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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호진 전 부교육감
황호진 전 부교육감

 적개심과 증오는 나 자신을 고통스럽게 하고, 스멀스멀 나로부터 사회 구석구석으로 퍼져 나가 공동체를 훼손하고 우리의 삶을 황폐화한다. 적개심과 증오는 ‘생명 파괴적’이다.

 바로 1년 전, 개천절을 전후해 우리는 ‘서초동’과 ‘광화문’으로 나뉘어 집단적으로 맹렬한 적개심을 분출하였다. 올해에도 변함없이 광복절 집회 등에서 여러 정치적 구호 뒤로 강렬한 적개심과 증오가 넘실댔다. 심지어 정부와 공권력을 조롱하기도 하고, 자신들이 초래한 코로나 참화를 당국에게 덤터기 씌우려 들었다. 우리 사회의 적개심과 증오는 위험수위를 넘나들며 계속하여 온 국민을 지치게 하고 맘 속 상처를 후벼 판다.

 진영으로 나뉘면 적과 아군으로 구분된다. 여기서는 상대의 존재를 부정하고 파괴하고자 하는 적대감이 발동한다. 정치권의 진영논리는 많은 국민을 편 가르고 적개심으로 몰아넣는다. 눈을 크게 뜨고 있는 국민이 보기에는 하찮은 일을 가지고도 끝없이 논쟁을 만들어내면서 증오를 뿜어댄다. 우리가 역사에서 기억하고 있는 사색당파의 당쟁이 무색할 정도이다.

 적개심은 어디서부터 오는 것일까? 증오의 원천은 무엇일까? 권력과 이권에 대한 끝없는 다툼에서만 비롯할까? 나만 옳다는 자만심 또는 지적 허영심에서 오는 것은 아닐까?

 나는 내 생각만이 옳다고 세상을 향해 주장할 수 있을까? 내 생각은 여러 경로를 통해 습득한 지식이나 정보를 내 경험을 통해 확인한 것이다. 나와 의견이 다른 상대도 마찬가지이다. 모두 내 생각이 옳다고 확신한다. 그렇다면 내 생각의 원천인 지식과 경험이 세상을 뒤덮을 만큼 보편적일까? 아니다! 내가 가진 지식과 경험은 이 세상의 그 많고 많은 지식과 경험에 비추어 먼지 한 톨도 되지 않는다.

 이제 다른 사람도 옳다는 것을 인정하자. 상대의 생각이 옳을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 자신을 돌아볼 수 있다. 나 자신을 성찰하게 되고, 내 생각을 내려놓을 수 있다. 우리 사회의 대타협과 조화는 여기서부터 시작될 수 있다.

 물론 권력도 이권도 우리에게 현실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우리 사회를 존속하게 하면서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는 것도 권력이요 정치다. 하지만 다른 구성원이 없다면 내가 존재할 수 있을까? 상대와 나는 이분법적으로 나뉠 수 있는 것일까?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은 아니 동식물을 포함한 모든 생명은 서로 연결되어 있는 것은 아닐까?

 ‘적개심’과 ‘증오’는 내 마음속의 적폐다. 나를 불행하게 하고, 온 세상을 파괴하는 청산 대상일 뿐이다. 우리가 때로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자부심’조차 상대를 얕보거나 무시하는 동기를 내포하고 있다. 이 역시 우리 사회를 지탱하고 발전시키는 지속적인 동력이 될 수 없다.

 이제 나만 옳다는 생각을 내려놓고, 공감과 연대로 가자. 우리 사회의 구성원을 포함하여 모든 생명에 대한 연민과 공감을 토대로 상호 연대를 이루어가자. 모든 구성원이, 모든 생명이 이 세상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 가자. 내 생각을 내려놓고, 나 자신을 내려놓자.

 진정한 연민과 공감을 통해 이웃의 고통과 불행을 덜어주며, 연대를 통해 우리 서로 생명을 살리는 힘이 되어주자. 모두 함께 코로나와 경제 국난을 극복하고 더 큰 도약을 위한 밑거름이 되자!

 황호진<前 전북도 부교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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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on 2020-10-05 16:42:58
바른 생각ㆍ좋은 말씀 정말 감사합니다♡
장용희 2020-09-30 21:42:34
따뜻하신 황호진 부교육감처럼 좋은분들이 많아진다면 세상은 더 밝아질 것입니다 늘 응원드리겠습니다
아모르칸 2020-09-25 23:43:18
좋은 세상을 위해~
이정 2020-09-24 16:31:41
승승장구 하세요.
홍익 2020-09-24 15:58:50
좋은글 감사하고 수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