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가을 하늘에 편지를…
푸른 가을 하늘에 편지를…
  • 정복철 전북지방환경청장
  • 승인 2020.09.20 16: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복철  전북지방환경청장
정복철 전북지방환경청장

 가을이 오면 고 김광석씨의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라는 노래가 생각이 난다. 가을 하늘이라면 티없이 높고 푸른 하늘을 생각하게 되는데 왜 흐린 하늘이라고 했을까? 노래의 서정적인 감성을 나타내는 데에는 흐린 하늘이란 표현이 어울렸겠지만, 환경청장으로 대기환경을 걱정하게 된 나는 푸른 하늘을 더 바라게 된다. 더구나 가을이 시작되는 9월 초에는 유엔이 지정한 ‘푸른 하늘의 날’이 있어서인지 더욱 그렇다.

 코로나 문제로 관련 행사가 취소 또는 축소되어 그런지 지난 9월 7일이 제1회 ‘푸른 하늘의 날’이었던 걸 모르는 분들이 아직 많은 것 같다. 정부는 매년 9월 7일을 대기질 개선을 위한 국제협력을 제고하고, 행동을 촉진하기 위해 ‘푸른 하늘의 날’로 지정했다.

 ‘푸른 하늘의 날’은 유엔의 공식기념일 중에서 우리나라가 제안하여 채택된 첫 번째 기념일이며, 우리 국민과 정부의 제안을 국제사회가 화답하여 제정된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가을이 어느덧 성큼 다가와 최근 며칠 동안 푸른 하늘이 보였지만, 어느새 하늘은 푸른색을 비추는 날보다 잿빛 하늘이 더 많이 보이는 게 현실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대기오염으로 전세계에서 매년 700만명이 사망하고, 10명중 9명은 오염된 공기로 호흡하고 있으며, 기후변화로 인해 2030년부터 2050년까지 매년 25만명의 추가 사망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그만큼 대기오염의 심각성은 우리 곁에 가까이 와 있으며 더 이상 방치하면 안되는 위험 단계까지 이르렀다. 특히 우리 전북지역은 공장, 산업시설 등 오염원이 적음에도 초미세먼지 농도는 전국 최고수준에 해당한다.

 전북지방환경청과 전라북도는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하는 12월에서 3월까지, 미세먼지 농도를 낮추기 위해서 지난 겨울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를 실시했다. 생물성 연소 저감, 비산먼지 발생 집중관리도로 지정, 대기 배출오염시설 점검, 차량2부제 시행 등 다방면에서 대기환경 개선을 위한 노력을 기울인 결과, 전북지역의 초미세먼지의 농도가 전년도 동 기간 대비 33.3% 감소하여 전국에서 가장 큰 폭으로 개선되었다.

 최근에는 노후 차량으로 인한 대기환경 문제가 많이 대두하며 배출가스 저감사업과 친환경 차량 등 미래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북지방환경청은 올해 운행차 배출가스 저감사업에 국고 224억을 투입할 예정이며, 전라북도는 2024년까지 노후경유차량 9만5천여대 완전폐차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정부차원에서는 그린뉴딜 사업을 통해 대기환경 개선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온실가스와 미세먼지 걱정 없는 지속가능한 친환경 교통체계 구축을 위한 그린 모빌리티 보급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우선 2025년까지 미래차 133만대 보급을 위해 충전 기반시설 구축에 집중한다. 올해 6월 전북에서는 완주군에 전북권 최초, 국내 최대규모의 수소충전소를 조성했으며,

 전주시에선 전국 최초로 수소 시내버스 15대를 도입하는 등 다양한 차종에 미래차를 보급하기 위한 노력도 계속해 나간다. 아울러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노후 경유차 조기 폐차 지원, 화물차·어린이 통학차 액화석유가스(LPG) 전환에도 지속 투자하여, 2024년까지 노후 경유차 제로화(저공해화 미조치 차량 제로화)를 달성해 나갈 것이다.

 지역의 대기질 개선을 위해서는 이러한 정부차원의 노력뿐만 아니라, 지역주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우리의 모든 행동이 대기오염 문제와 연결된다는 인식을 해야 한다. 친환경 차량 이용하기, 가까운 거리는 걸어다니기, 일회용품 사용줄이기, 실내적정온도 유지 등을 행동으로 옮겨 보자. 흐린 가을 하늘이 아닌 푸른 가을 하늘에 편지를 쓸 수 있도록….

 정복철 <전북지방환경청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