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스런 얼굴] <69> 李孝貞씨(이효정)...교단 떠난 할머니선생님
[자랑스런 얼굴] <69> 李孝貞씨(이효정)...교단 떠난 할머니선생님
  • 김재춘 기자
  • 승인 2020.09.18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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平生을 평교사로 사랑의 씨앗

친어머니 같고 이웃아주머니 같은 후덕한 웃음과 낭랑한 음성이 65세의 정년퇴임교사라고 하기엔 너무도 젊다는 인상을 먼저 전해준다.

 국민학교 평교사로써의 외곬 인생 31년.

 그것도 1학년 담임만 30년을 계속하며 어린이 일깨우기에 청춘을 바쳐온 李孝貞씨(이효정·65·전주시 중노송동 2가 509-1)가 지난 2월16일 완주군 소양서국민학교를 마지막으로 교단을 떠났다.

 “어린이를 교육하는 것은 화초를 가꾸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참고 견디며 꾸준히 물과 거름을 주어야 예쁜 꽃과 알찬 열매를 맺을 수 있듯이 교육도 인내와 성실이 밑바탕이 되어야 하지요”

 李孝貞씨는 全北 공립고등여학교를 졸업한 19세 나이에 순창 서국민학교에 첫발을 딛었다.

 그후 결혼생활로 인해 10년의 공백이 있긴 하였으나 31세때 남편을 여윈 후론 다시 안으로는 2남1녀의 자녀교육을, 밖으로는 수많은 어린이들의 어머니이자 스승으로써 몸닮는 줄 모르고 ‘다부진 여선생님’으로써의 명성을 떨쳤다.

 어려서부터 교사를 자신의 천직으로 생각해 왔던 李씨는 아이들을 남달리 좋아하여 굳이 평교사를 고집해 왔으며, 1988년에는 ‘참스승상’을 받기도 했다.

 ‘李선생님 반은 일등반’이라는 등식 또한 ‘범사에 감사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맺어준 결실이라고 한다.

 “어린이와 함께 살다보니 늙는줄 몰라요. 항상 마음을 밝게 먹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 젊게 사는 비결이지요”라고 말하는 李씨는 “일년만 더 계셔 달라고 옷자락을 붙잡고 울던 학생들이 못내 그립고 아쉬워 아직도 학교를 떠났다는 걸 실감할 수 없다”며 밝게 웃는다.

    
 글 박현선·사진 김영호
 옮긴이 김재춘
 1989년 2월2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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