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리 신재효 선생의 판소리 사설 필사본 완질로 발견 주목
동리 신재효 선생의 판소리 사설 필사본 완질로 발견 주목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0.09.15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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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소리 열두 바탕 중 여섯 작품을 개작해 집대성한 동리 신재효 선생의 판소리 사설 필사본이 완질로 발견돼 주목된다.

 1900년대 초기 전북 고창 고수면 청계마을에 거주한 학정 박경림 선생이 필사한 것으로 알려진 이 필사본에는 신재효 선생이 개작해 남긴 변강쇠가까지 포함돼 있어 눈길을 끈다.

 그동안 각각의 작품 필사본이 발견된 적은 있으나 신재효가 개작한 여섯 작품 전체에 대한 필사본이 완질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15일 동리문화사업회(이사장 이만우)는 “최근 고창 고수면의 방종욱씨 댁에서 동리 신재효 선생이 쓴 사설집의 필사본이 완질로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번에 발견된 고수 청계본은 1900년대 초기에 학정 박경림 선생이 삼농당 정자에서 필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신재효는 개작한 여섯 작품과 창작한 작품, 그리고 그 이전부터 전승되던 단가 등을 일일이 정리해 후세의 소중한 유산으로 남겼다.

 그러나 여러 사람들의 손을 거치고 시간이 지나면서 손상되었고, 신재효 선생이 직접 만든 원본은 그 소재를 알 수 없게 된 상황이다.

 이에 필사본이나마 남게 된 것이 다행인 상황인데, 1898년 무렵부터 후손들의 필사가 시작돼 이른바 성두본과 읍내본 등이 만들어졌다.

 여기에 많이 알려진 이병기 선생이 필사한 가람본과 강한영 선생이 필사한 새터본, 그리고 북으로 넘어간 김삼불이 필사한 김삼불본 등도 있지만, 모두 1940년대 이후에 이루어진 것이다.

 이만우 이사장은 “1906년 무렵에 필사한 것으로 보이는 필사본이 100여 년을 지나 거의 완벽한 상태로 우리 앞에 놓이게 된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라고 할 수 있다”며 “이번의 발견을 계기로 필사된 것으로 알려진 고수의 덕동본과 흥덕본도 온전한 모습으로 발굴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

 이어 이 이사장은 “무엇보다도 신재효 선생이 고창을 판소리의 성지로 만들었다는 구체적인 실증 자료가 확인되었다는 점이 강조되어야 할 것이다”며 “소중한 문화 유산을 소중하게 보관해온 문중에 고마움을 표하고 빛을 볼 수 있게 해주신 소장자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덧붙였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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