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종남 SC제일은행 이사회 의장...코로나19 난국을 어떻게 이해하고 헤쳐나갈 것인가?
오종남 SC제일은행 이사회 의장...코로나19 난국을 어떻게 이해하고 헤쳐나갈 것인가?
  • 김기주 기자
  • 승인 2020.09.13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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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종남 SC제일은행 이사회 의장

 “지금 코로나19 사태는 총 대신 바이러스와 치르고 있는 ‘제3차 세계대전’입니다. 이러한 난국을 슬기롭게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코로나바이러스 인해 예상되는 미래를 예측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오종남 SC제일은행 이사회 의장 겸 서울대학교 명예주임 교수는 11일 저녁 7시 전주 JS호텔에서 열린 ‘비전창조 아카데미’에 참석, ‘코로나19 난국을 어떻게 이해하고 헤쳐나갈 것인가?’라는 주제로 특강에 나섰다. 이날 강의는 하반기 비전창조 아카데미 첫 강의로 오 의장은 50여 명의 원우들이 참석한 가운데 1시간30분가량 열띤 강의에 나서 박수를 받았다.

 오 의장은 강의 서두에서 바이러스에 대한 개념정리부터 시작했다.

 오 의장은 “바이러스는 이미 30억년 전부터 지구 상에 존재했고 이들의 크기는 세균의 천분의 일 수준이다”며 “바이러스는 인간의 몸을 숙주로 사는 기생충으로써 이미 인간의 몸속에는 이미 90가지 이상의 바이러스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 의장은 대표적인 바이러스 질병으로 코로나, 에이즈, 간염, 인플루엔자 등을 꼽았다.

 그는 “스스로 독립해 증식하는 세균과는 완전히 다른 물질이다”며 “실질적으로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은 없다. 백신 등을 통해 바이러스를 완화할 뿐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 의장은 20세기 이후 주요 전염병이 끼친 경제적 파급에 대해 짚었다.

 전염병은 직접적인 인적·물적 자본손실보다는 질병확산에 따른 불안과 경제 심리 위축 등이 조업중단·단축으로 이어져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오 의장은 설명했다.

 대표적인 예로 5천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스페인독감(1918~1919)은 전 세계적으로 노동공급 감소를 초래했고, 중국에 시작된 사스(SARS)는 중국경제의 민간소비를 마비시켰고 한국 등 중국과 인접한 나라에 경제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특히 메르스의 경우 전파력이 낮고 확산기간도 짧음에도 불구, 불안심리 고조로 경제심리가 크게 위축되고 관광산업 등 서비스업과 민간소비는 막대한 피해를 입어야만 했다.

 오 의장은 이어 현 코로나19가 전 세계 경제 등에 끼친 영향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지난 7일 기준, 전세계 218개의 나라에서 2만7천여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고 이로 인한 사망자도 88만3천명에 이른다”며 “사상자 수, 세계적인 영향을 살펴볼 때 현 인류는 총 대신 바이러스와 ‘3차 세계대전’을 치르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코로나로 인해 예상되는 미래와 향후 전망에 대해서도 다소 부정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오종남 SC제일은행 이사회 의장

 그는 “변이가 빈번하고 감염률이 높은 코로나 바이러스 특성상,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며 “더불어 각국의 감염 방지 대책, 공중보건 수준, 국민 협조 등이 변수로 작용하는 만큼 지금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다만 이로 인해 변화하는 미래에 대해 슬기롭게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의장은 “코로나로 인해 이미 재택근무가 주를 이루고 있고 가정의 사무실화, 디지털 기반의 ‘비대면 경제’확산 추세가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며 “이로 인해 온라인 교육, 원격 의료 도입 등 관련 산업은 되려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과정에서 ‘사회적 거리두기’와 ‘경제 살리기’간 충돌은 불가피하다”며 “다시 말해 각자 코로나 이후 전개될 세계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 위기는 ‘위험하지만 좋은 기회’로 발판을 만들 수 있다”며 “세계 언론이 한국을 ‘실패 후 성공 사례’로 평가하는 만큼 위기를 역전의 발판으로 만들어 나가야한다”고 강조했다.

 오 위원장의 이날 진솔한 토크는 경제관료에서 화려한 경력을 토대로 법학과 경영학·경제학 등을 아우르는 지식, 삶에 대한 깊은 통찰력과 더불어 순간의 재치와 유머감각이 상호작용해서 원우들의 몰입도를 높였다는 평을 받았다.

 한편, 전북 고창 출신인 오종남 SC제일은행 이사회 의장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지난 1975년 행정고시를 통해 공직에 입문, 경제기획원과 재정경제원에서 주로 일했으며, 청와대에서는 정책과 건설교통·산업통신·재정경제 등 4개 분야에서 대통령 비서관을 지냈다. 이후 통계청장과 한국인 최초의 IMF 상임이사를 역임했고 김·장법률사무소 고문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김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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