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출범과 민주당의 4·15 총선 압승을 동력 삼아 힘차게 달리던 ‘공공의대 신설’열차가 코로나 19 정국에서 멈춰섰다.
정치권은 그러나 ‘공공의대 신설’열차가 다시 출발하는데는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제부터 공공의대 신설의 문제는 순전히 ‘국회의 시간’이고 정부와 정치권의 손에 달렸기 때문이다.
현재 정부와 민주당의 입장, 시민단체 등 국민 여론을 생각하면 ‘국회의 시간’은 공공의대 신설의 방향으로 흐를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민주당과 보건복지부 등 당정과 의사협회(의협)는 지난 4일 의대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한방첩약 급여화, 비대면 진료도입 등 4대 의료 정책을 원점에서 재논의키로 합의했다.
겉으로 보면 민주당과 정부가 의협의 파업에 백기투항 한 것 처럼 보이지만 내용은 그렇치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합의내용과 의대정원 확대·공공의대 설립에 대한 국민 여론, 파업을 주도한 의협이 처한 사정은 반전의 숨은 코드로 충분하다.
이날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과 최대집 의협 회장은 ‘의대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신설 추진 논의를 코로나19 안정화 될 때 까지 중단하고 이후 협의체를 구성해 논의’하기로 했다.
현재 국회에 발의된 공공의대법의 ‘폐기’가 아닌 코로나19 사태가 끝난후 재논의다.
올 국회에서 통과될 것으로 예상됐던 공공의대법이 코로나19로 일정이 미뤄진 것 뿐이다.
바꿔말하면 코로나19가 안정화 되면 정부와 민주당, 의협, 시민단체, 전문가들이 모여 의대정원 확대, 공공의대 신설 문제를 논의 한다.
일부 의사들이 이날 합의에 대해 반발한것도 공공의대 신설,의대정원 확대의 문제가 크게 달라질것이 없다는 판단에 따른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공공의대 법안’은 정부와 민주당 주도로 이뤄졌고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면서 국민의 공감대가 더욱 확산된 상태다.
‘공공의대 법’은 지난 20대 국회에서도 추진됐지만 민주당의 국회 의석부족과 국민의힘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된바 있다.
정치권은 따라서 코로나19의 위험이 사라지는 시점에서 당정이 공공의대 신설과 의대정원 확대를 강력히 추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회 보건복지위 민주당 간사인 김성주 의원의 발언에서도 공공의대 추진의 의지를 충분히 엿볼수 있다.
김 의원은 당정과 의협이 합의한 직후 ,“ 공공의대 신설은 입법을 거쳐야 한다. 서로 다른 의견을 갖고 있는 전문가와 이해관계자, 시민단체 등의 의견을 들어 심의해 나간다”라며 “그것이 입법부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의 이같은 발언은 서남대 폐교 등 전북의 현안과 맞물려 있는 공공의대 신설의 주도권을 국회가 갖고 있음을 강조한 대목으로 풀이된다.
특히 당정과 의협의 합의문에는 민주당이 공공보건의료 기관의 경쟁력 확보에 적극 나설것 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실제 정치권 다수는 당정과 의협의 공공의대 신설등 4대 의료정책 재논의 합의 배경을 언급하며 “공공의대 신설은 정확히 말해 원점에서 재검토가 아닌 코로나 19로 잠시 멈춘것 뿐”이라고 말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민주당이 공공의대법을 국회에서 통과시킬수 있는 힘과 명분이 있었지만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정당 이라는 이미지를 확보하려 한것 같다”라고 말했다.
의협의 입장에서는 파업에 대한 국민 여론이 악화된 상황에서 탈출구가 필요했다.정치권은 따라서 의협이 실익을 떠나 대외적으로 파업을 끝낼수 있는 명분을 찾았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서울=전형남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