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되어 인터뷰 해보기
기자가 되어 인터뷰 해보기
  • 이길남 부안초 교장
  • 승인 2020.09.03 13: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이가 말을 잘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중요

 “교장 선생님, 우리 학교에 쓰레기가 많아지고 있는데 교장선생님께서는 어떤 해결책을 생각하고 계시는가요?”

 얼마 전 6학년 학생 3명이 교장실에 찾아와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다. 국어 수업시간에 인터뷰에 대하여 공부하는 중인데 학교에 있는 여러 선생님들을 찾아 인터뷰를 하고 기사를 써서 발표할 것이라고 한다.

 마이크까지 주며 질문을 하는 아이의 얼굴을 보니 기대에 가득찬 눈빛이다. 또 한 명은 메모를 하고 있고 다른 한 명은 이 장면을 찍고 있다. ‘수업준비를 위해 많은 준비를 해왔구나’ 하는 기특한 마음에 나름 성의껏 답변을 했었다.

 그 인터뷰 수업을 하면서 그 학급 아이들은 말하고 쓰기에 대해 꽤 알찬 공부가 이루어졌을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

 말을 하려면 먼저 머리에 떠오르는 생각이 정리되어야 한다. 질문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함께 상대방이 만족할만한 핵심요소가 들어간 답변을 해주어야 대화가 마무리된다.

 공무원 임용고시나 신규사원을 채용하는데 있어 갈수록 면접시험이 중요시되고 있다. 출신학교, 학과나 자격증과 함께 필기시험의 성적으로 판가름을 하지만 실제 그 사람의 됨됨이는 직접 보고 말을 해보면 판단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부모들은 우리 아이가 말을 잘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학교에서 보면 말을 잘하는 아이들은 대체로 표정이 밝다.

 아이가 말을 잘하도록 하려면 아이가 아기였을 때부터 말을 잘 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맞춰주는 것이 참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옹알이 때부터 엄마가 옆에서 잘 받아주고 웃어주며 아이와 대화하듯이 말을 해주다보면 아이는 어느 순간 “엄마”라는 생애 첫 언어를 터뜨린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무슨 말인가를 했을 때 누군가가 잘 들어주면 좋아하고 말도 많아진다. 부모는 행여 아이가 자꾸 말을 걸었을 때 바쁘다는 이유로 아이의 말을 무시하거나 화를 내서는 절대 안된다. 사랑하는 자녀가 상처받지 않고 자신의 말이 존중받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도록 상황에 따라 슬기롭게 대처해나가야 한다.

 그리고 아이의 수준에 따라 서로가 기자가 되어 인터뷰하는 형식으로 말하는 연습을 해보면 좋겠다. 예를 들어 ‘행복한 청소부’ 책을 읽은 후에 “○○이라면 청소부를 계속하지 않고 교수가 되면 좋지 않았을까?”라는 질문을 던져 아이가 자신의 생각을 충분히 말할 수 있도록 시간을 주는 것이다. 엄마와 이런 대화를 수시로 나눈 아이는 언제 어디서나 자신의 생각을 자신있고 논리정연하게 말할 것이다.

이길남 부안초 교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