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료계 입장차 팽팽...'공공의대 설립' 불똥튀나
정부-의료계 입장차 팽팽...'공공의대 설립' 불똥튀나
  • 김혜지 기자
  • 승인 2020.09.02 19:53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북도 9개 시군 필수 진료과 부족
공공의료인력 활용방안 합의점 찾아야
전북의 과반수 이상 시 군 곳곳에 필수 의료진이 없는 가운데 공공의대의 필요성이 대두된 가운데 전공의와 의대생은 이를 반대하며 파업에 나섰다.
전북의 과반수 이상 시 군 곳곳에 필수 의료진이 없는 가운데 공공의대의 필요성이 대두된 가운데 전공의와 파업과 일부 병원의 휴진이 잇따르고 있다.

공공의료인력 양성을 두고 정부와 의료계가 한치 양보없는 싸움으로 치닫고 있다.

공공의료인력을 확대해 각 시군의 진료 여건을 개선해 나가겠다는 게 정부 입장이나, 의사들은 “단순히 숫자만 늘리는 것은 근본 대책이 아니”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현재 법안이 발의된 남원 공공의대 설립이 무산될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정부와 의료계가 하루빨리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명연 전북도의원(환경복지위원장)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인구 1천명당 국내 평균 의사수는 1.88명으로 OECD 평균 3.4명에 비해 2배 가량 적다.

지역별 의사수로 따져보면 전북은 2.03명으로 서울(3.12명), 대전(2.53명), 광주(2.51명), 대구(2.43명), 부산(2.35명)에 이어 6번째다.

전북도에 따르면 도내 응급의료취약지역으로 지정된 곳은 무주, 진안, 장수, 남원 등 9개 시·군이다.

응급 의료취약지역은 지역응급의료센터로 30분 이내, 권역응급의료센터로 1시간 이내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을 말한다.

실제 이들 취약지에는 분만실, 중증 외과 등 수술실이 갖춰져 있지 않다보니 환자들은 인근 전주, 남원 등으로 이동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치권에서는 이같은 현실에 대한 해결책으로 ‘공공의료인력 양성 카드’를 꺼내들었으나 쉽게 속도를 내지 못했다. 그러다 코로나19 사태가 발발하자 의료인력 부족 문제가 급부상, 남원 공공의대 법안 발의까지 빠르게 처리됐다.

하지만, 대한의사협회 등 현직 의사들은 “공공의료 인력 양성은 의료취약지의 고질적 문제를 해소할 수 없다”고 문제를 제기한다.

도내 한 공공의료원에서 근무한 전문의는 “군 단위 등에는 환자가 많지 않다 보니 현재 근무하고 있는 의사 인력으로도 충분히 1차 진료는 소화해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의사 수만 늘린다고 의료취약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니다”며 “필요한 장비와 보조인력 등 기본적인 인프라를 갖춰야 환자가 오는 것인데 그에 대한 대책 없이 숫자만 늘린다는 것은 모든 의료 책임을 의사에 떠안기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이같은 반대 목소리에 정치권에서는 “공공의료인력은 감염, 응급, 분만, 수술 등 필수 의료인력으로 공공병원, 응급의료기관, 보건소 등에 투입되는 것”이라고 해명한다.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보건복지위원회 간사)는 “지방의료원과 지역 응급, 외상센터는 높은 보수를 제시해도 의사를 구하기 힘든 게 현실”이라며 “코로나19 대응 과정만봐도 역학조사관과 공공병원 감염병 전문의가 부족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지 않았나”고 반문했다.

김 의원은 “공공의료대학원 졸업자는 보건소, 지방의료원, 국립병원 등 공공보건의료기관 또는 시·도 에서 의무적으로 근무하게 된다”며 “의무 기간(10년)이 끝나더라도 국가나 지역에서 필요로 하는 분야에서 계속 근무하도록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도내 한 의료계 관계자는 “공공의료인력은 취약지역에 꼭 필요한 가정의학과, 외과, 내과, 산부인과 전문의로 양성될 수 있도록 교육체계를 만들고, 의무 복무기간도 20~30년으로 늘려 법제화한다면 양측이 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나라 의료전달체계에 대한 보완책, 비인기과 의사가 적극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에 대한 논의도 더불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혜지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이길환 2020-09-02 21:01:53
우리나라는 면단위마다 보건지소가 있어서 공중보건의사가 지소장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지방국립대병원-보건소-보건지소의 의료체계가 세계적으로 우리나라만큼 잘 된나라가 없습니다. 국민개병제 탓으로 3천여명의 공중보건의사가 우리나라 공공의료의 핵심역량입니다. 공공의대는 국민의 혈세만 낭비할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