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택 시인 동시집 ‘은하수를 건넜다’
김용택 시인 동시집 ‘은하수를 건넜다’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0.09.02 18: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섬진강 시인 김용택의 동시집 ‘은하수를 건넜다(창비·1만800원)’가 나왔다.

 총 5부 68편으로 이루어진 동시집 안에는 절판된 동시집 ‘내 똥 내 밥(실천문학사, 2005)’에서 새롭게 고쳐 쓴 시 43편도 함께 담겨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놀 곳도 부족하고 친구들도 자주 만나지 못해 심심함을 호소하는 어린이들이 많아졌다.

 그런데 감염병이 발생하기 훨씬 전부터 이미 줄어드는 인구 탓에 심심한 나날을 보낼 수 밖에 없었던 곳도 있다.

 그렇게 시인은 시인의 오랜 삶의 터전이자 어린이가 사라진 동네에서 심심함과 그리움을 달래기 위해 쓴 시를 묶어낸 것이다.

 아이들과 겪은 일을 풀어낸 동시들은 아이들에게 보내는 편지 같기도 하고, 그 순간을 오래도록 간직하기 위해 써 내려간 일기 같기도 하다.

 이번 시집에는 유독 어린이 홀로 등장하는 시가 많다. 오랜 기간 심심함에 단련된 시인만이 건넬 수 있는 진심 어린 위로이자 응원으로, 그 심심함은 이렇게 시가 되었다.

 빗소리에 귀 기울이다 잠이 들고, 혼자 걸어가다 논두렁에 있는 개구리와 눈치 싸움을 벌이거나, 연필 끝에 내려앉은 잠자리와 인사하며 자연을 친구 삼아 노래하는 시인의 따사로운 시선이 동시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학교에서 유일한 졸업생이 되는 바람에 온갖 상을 몽땅 차지하기도 하고, 혼자 동네를 돌아다니며 자기가 부른 자기 이름에 본인이 대답하는데 이 화자들은 심심해 보일지라도 쓸쓸해 보이지는 않는다.

 김미진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