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희갤러리 이다희 초대전 ‘결’…모든 감각을 연결해 주는 소리의 시각적 기록
백희갤러리 이다희 초대전 ‘결’…모든 감각을 연결해 주는 소리의 시각적 기록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0.09.01 17: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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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희 작 - LP Drawing (Copyright 2020. 송현주 All rights reserved.)
이다희 작 - LP Drawing (Copyright 2020. 송현주 All rights reserved.)

 이다희 개인전 ‘결’이 15일까지 백희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다희 작가는 음악의 진동에서 느껴지는 색감을 표현하는 특이한 작업을 해왔다. 작업의 겉을 보면 음을 색으로 표현하는, 어찌 보면 단순한 교체작업 같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작가의 내면이 드러난다.

 이번 ‘결’에서도 음악에서 파생된 소리를 단위로 자르고, 다시 바느질로 모든 감각을 연결해 주는 작업을 선보인다.

 이 작가는 지난 2014년 아버지로부터 아끼는 명반과 함께 턴테이블을 물려받았다.

 딸깍, 지지직. 아름다운 소음으로 시작하는 아날로그 음악은 디지털 파일로 듣는 것과 달리 그 울림이 작가를 중심으로 공간을 가득 메우기 시작했다. 일정한 속도로 회전하는 레코트판 위의 바늘은 직선운동을 하고 있었다. 직선으로 원을 그리면 동그린 빛소리가 나고 지나간 흔적에 빛이 깃든다. 그렇게 작가는 한동안 소리가 지나간 흔적을 색실로 고정시키고 그 결에 빛을 담은 일에 집중했다. 소리를 품은 색은 빛을 발산하지 않을 수 없다고 생각한 까닭이다.

이다희 작 - LP Drawing (Copyright 2020. 송현주 All rights reserved.)
이다희 작 - LP Drawing (Copyright 2020. 송현주 All rights reserved.)

 이 작가가 선보이는 LP 시리즈는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LP를 해부해 숨겨진 멜로디를 드러내는 ‘Colours on the LP’와 바늘이 지나가는 골을 따라 만든 ‘LP Drawing’ 이다.

 심진섭 작곡가는 ‘Colours on the LP가 현실적이고 자극적인 느낌이라면, ‘LP Drawing’ 에서는 시간과 공간을 느끼게 하는 다양한 세계가 펼쳐진다고 감상평을 남겼다.

 ‘Colours on the LP’는 얼핏 멀리서보면 조개껍질의 화려함이 보이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실 한 올 한 올 각자 다른 색상과 모양을 하고 나름대로의 형태를 뽐내며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동시에 서로의 조화를 이루어 생동감 넘치면서도 강렬한 빛으로 세계를 감싸 안는다는 설명이다.

 그런가하면 ‘LP Drawing’ 에서는 이집트 피라밋과 황금, 그 돌들과 흙. 좀 더 오래 보고 있다보면 다단계 논과 밭 같은 것도 보이고, 그 뒷쪽엔 희망의 빛이 보인다는 것이다. 그려면서 그는 “시간의 흐름과 함께 순환이라는 진리도 함께 느껴진다”고 평했다.

이 작가는 이화여대를 졸업하고 영국 글래스고 예술대 회화 석사를 취득했다.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수와 문법으로 이루어진 클래식 음악을 번안하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생물, 심리학을 통해 연구 방법을 학습하고 독학으로 악보분석을 수행했다. 2011년부터 현재까지 국내와 영국을 무대로 다양한 맥락에서 그 작업 시스템을 체계화 했으며, 최근에는 클래식 음악의 형식에 따른 소리의 시각적 기록에 집중하고 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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