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몰락과 미국의 석양
트럼프의 몰락과 미국의 석양
  • 이정덕 전북대 교수
  • 승인 2020.08.31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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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대통령 선거가 2달 정도 남았다. 이번 선거는 전쟁과 같은 심각한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트럼프의 몰락을 보여주는 선거가 될 것이다. 트럼프가 과도하게 분열적인 정치를 해 와서 반대파들이 총결집하는 양상으로 선거가 흘러가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심각한 분열정치로 미국에 온갖 상처를 남기고 떠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트럼프가 미국역사에서 지니는 의미는 무엇일까?

  트럼프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구호로 당선되었다. 이 구호는 역설적으로 그만큼 미국이 몰락의 두려움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미국은 1980년대 이후 다음 세대의 생활이 이전 세대의 생활보다 개선되지 못하는 상황에 처했다. 명목소득은 올라가지만 인플레이션을 고려하면 생활수준이 그렇게 개선되지 못했다. 미래에 대한 희망이 그만큼 줄었다.

  트럼프는 미국을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했다. 중국의 부상을 막기 위해 중국을 적극 패고 있고, 이민을 줄이기 위해 온갖 수단을 하고 있고, 미국기업들에 미국으로 돌아오게 세금을 대폭 감면하고 있고, 경제를 활성화한다면서 상속세 기업세 소득세를 대폭 줄였다. 그러나 많은 정책의 방향이 잘못되었다. 코로나19로 자영업과 서비스업이 몰락하며 미국경제의 취약점을 노출했다.

  2차세계대전 이후 미국은 그동안 기술, 경제, 정치, 군사선진국이었을 뿐만 아니라 학문과 사상과 오락의 선진국 이어 경제적으로 정치적으로 정신적으로 문화적으로 세계를 주도해왔다. 미국의 자본주의, 민주주의, 자유주의는 세계의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트럼프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 위해 ‘미국우선주의’를 적극 주창하면서 미국의 이익을 우선하여 국제관계를 재단하면서 미국은 세계가 부러워하기보다는 오히려 손가락질하는 나라로 추락하고 있다.

  트럼프의 이번 대선 구호는 ‘계속 미국을 위대하게’이다. 세계를 거칠게 몰아붙여 미국의 경제적 이익확보를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뜻이다. 세계교역구조를 미국에 유리하게 바꾸기 위해 여러 나라와 무역전쟁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또한 미국의 비용을 다른 나라에 떠넘기고 있다. 그 중의 하나가 주한미군 주둔비의 한국분담금을 년 9억달러 년 50억달러로 올리겠다는 것이다. 세계도처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분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

  국내적으로도 부자와 기업의 대규모 세금감면을 추진하면서 미국의 국가재정은 더욱 악화하였고 빈부격차는 더욱 커지고 있으며 따라서 코로나19와 같은 상황을 제대로 대응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세계 최고의 부자나라가 코로나19 대응에 있어서 후진국과 같은 모습을 보이는 이유이다. 미국정치도 트럼프의 막말과 분열정치로 국민을 적처럼 분열시키고 있다.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이후 미국정치는 품위를 잃어버렸고 날마다 거짓말과 공격으로 이미 미국정치권은 전쟁터가 되었다. 또한 미국우선주의는 백인우선주의로 나타나면서 인종차별을 더욱 강화함으로써 미국에서 인종갈등과 인종폭력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 이러한 와중에 트럼프대통령은 경찰과 군대뿐만 아니라 백인우월론자들의 폭력행사를 적극 자극하여 미국사회를 더욱 분열시키고 있다.

  트럼프의 분열정치는 세계적인 미국의 경제와 지위가 무너지면서 미국이 더 이상 낙관적인 미래희망을 가지고 사는 나라가 아니라 불안에 떨며 신경질적인 대응을 일삼는 나라가 되었음을 잘 보여준다. 트럼프는 저물어가는 미국의 석양을 더욱 재촉하고 있다, 더 현명한 대통령이라면 보다 냉정하게 미국의 상황을 파악하고 보다 합리적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다.

 이정덕 <전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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