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귀촌 기획> 3년차 권성현씨 귀농일기…‘좋아서 하는 농사’
<귀농귀촌 기획> 3년차 권성현씨 귀농일기…‘좋아서 하는 농사’
  • 장수=송민섭 기자
  • 승인 2020.08.30 13:2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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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서 하는 농사’라는 마음가짐으로 누구에게나 이로운 농산물을 생산하고 싶습니다.”

장수군 귀농 3년차인 권성현씨(장수군 계북면·34)는 안전한 먹거리를 위해 친환경 농법으로 미니단호박과 포도를 각각 천여평의 규모로 생산한다. 스스로 지치지 않은 삶을 위해 오늘 하루도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권성현씨의 귀농일기를 들어본다.

 ▲귀농을 선택한 이유라면?

 제가 초등학생 때, 진안에 부모님이 귀농하면서 자연스레 농촌의 향기에 물들었고 부모님의 농사짓는 모습이 참 힘들어 보이는데도 늘 행복해 하시는 모습을 보고 자랐어요.

 유기농법에 관심이 많으셨던 아버지가 귀농학교 1기를 다니면서 농사짓는 모습을 보고 자랐죠.

 그때 당시만 하더라도 친환경 농업이라는 기반이 없을 때라, 지금처럼 친환경 자재나 편리한 농기계도 별로 없어, 일일이 손으로 다 하시는 모습이 참 힘들어 보이셨는데 부모님은 늘 행복하다고 하셨어요. 그게 저에게 굉장히 인상적이었던 거 같아요.

 그래서 학교도 생태농업 관련된 대안학교인 풀무학교를 거쳐 대학교도 농업 관련 공부를 했어요. 이후에 졸업하고 유기농업을 바탕으로 하는 협동조합인 ‘한살림’에서 7년 정도 실무 일을 하면서 친환경 농업에 대해 깊게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시간이 되었어요.

 내가 농촌에 간다면 어떤 식으로 어떤 활동들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되었고 주변에 친환경 농사를 지으시는 많은 분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서 만약 농업을 선택한다면 재밌게 농사를 짓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좋아서 하는 농사’ 나의 각오이자 꿈

 농장 이름 짓느라 참 많이 고민했는데 의미도 부여하고 싶고, 너무 무게감 있는 건 좀 그렇고, 사람들한테 전해질 진정성 등을 고민하다가, 1차 생산 활동에만 빠져서 생활하면 농사라는 일이 참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실제로 부모님의 삶이 노동집약적인 생활이었고, 거기에서 본인의 삶, 문화생활, 지역 교류와 같은 다양한 활동을 하는데 제약이 있었어요. 저는 농사를 통해서 새로운 삶을 추구하며 생산 활동에만 그치지 않고 지역과 이웃들과 교류하며 스스로 하는 일에 즐거움을 찾아 내가 지치고 싶지 않았죠.

 일단 내가 농사를 좋아서 시작했고, 힘들지만 분명히 좋은 부분들이 존재함을 알고 있고, 나의 삶, 내 가족의 행복, 내가 사는 지역이 좋은 곳으로 바뀔 수 있도록 지역 활동에도 관심을 가지고 참여했습니다. 좋아서 하는 농사가 될 수 있을 것 같아 ‘농사지으며 살자’라는 의지를 담은 이름입니다.

 ▲‘미니단호박’은 아주 친숙한 음식

 처음에 미니단호박은 부모님이 생산하셨어요. 제가 그걸 인터넷이나 개인 관계망을 통해서 판매를 해왔었거든요. 반응도 너무 좋고, 농사를 짓는 과정도 다른 농작물에 비해 많은 노동력이 필요하지 않으며 미니단호박을 통한 여러 가지 요리나 컨텐츠를 생산하기에도 괜찮다고 생각했어요. 아이들 이유식이나 간식으로 주기에도 좋아서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제 또래 주변에는 아이들 키우는 사람도 많고 저도 아이를 키우고 있는 사람으로서 친숙한 음식이기도 했고, 실제 제 아이가 먹을 음식이기도 하니깐 더 정성스럽게 키워볼 자신이 생겨 ‘미니단호박’을 선택하게 되었어요.

 소비자들과 관계 형성이 되는 판매를 지향하며 계약 재배를 통해 판로에 안정을 기하면서 또한 직거래로 판매하고 있어요.

 미니단호박은 감사하게도 소비가 계속 늘어나고 있으며 상업적인 도매시장보다 소비자와 직거래를 통해 판매자에 대한 신뢰감과 물품에 대한 내용, 생산자의 생각을 담을 수 있어 앞으로도 직거래 방식판매를 지향하려고 해요.

 ▲땅과 생물의 다양성을 위해 친환경 농사

 요즘에 GAP와 같은 인증들이 생겨나면서 그런 것도 친환경의 범주에 넣곤 하는데, 저는 선호하지 않아요.

  GAP는 제초제 사용도 가능하고 농약 사용도 가능한데 농약이나 화학 비료를 쓰게 되면 토양에 잔류하고, 생태계 내에서 생물의 다양성을 많이 위해 하거든요. 실제로 제 농지에는 칠성무당벌레, 지렁이 등도 많고 여러 가지 생물들이 쉽게 눈에 띄어요.

 농사가 가지고 있는 순수한 기능은 단계적으로는 다르지만, 환경에 도움이 되는 건 분명하기 때문에 저와 다른 농법을 배척하는 것은 아니지만 제가 짓는 것들에 대해서는 친환경으로 짓고 있다는 자부심으로 소비자들한테 이야기하고 싶고, 후세대들에 대한 고민, 환경에 대한 고민 때문에 유기농법을 고집하고 있어요.

 유기농법은 쉬운 길을 돌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며 제초매트를 통해 인력을 최소화하고, 바깥으로 나는 잡초는 손으로 뽑아주고 있어요. 제초제는 일반 농사에서도 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다른 농약보다도 심한 독성 농약이기 때문에 사람이 먹었을 때도 문제가 있고 작물, 토양에도 잔류해서 땅을 해칠 수 있으니 농업에 종사하는 그날까지 나와 모두에게 이로운 친환경 농법으로 생산하려고 합니다.

 내 가족과 이웃이 건강한 먹거리를 먹고 후세대에 건강한 토양과 자연을 물려주기 위해 친환경 유기농업을 지속할 거라는 굳은 자신감을 보였다.

장수=송민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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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2020-09-03 21:30:54
와 진짜 대단해요
물론 부모님분들도
응원 할게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