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코로나19 부담
다시 코로나19 부담
  • 이윤애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장
  • 승인 2020.08.24 15: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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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칼럼을 요청받고서 준비한 글감을 여러 번 변경했다. 처음에는 웰컴투비디오와 손정우의 송환불허 판결로 시작해 류호정의원의 원피스정치학, 수해와 에코페미니즘, 전광훈목사발 코로나위기로 다시 쓰고 있다. 그만큼 올여름은 젠더이슈에서 스펙터클한 시간이기도 했다.

 서울에 소재한 사랑제일교회발 코로나19가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확산하고 수도권은 물론이고 전국에 비상이 걸렸다. 더욱 심각한 것은 제대로 된 교인명단도 제출하지 않고 선별검사를 방해한다는 정황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또한 광복절 연휴 때 이들은 대규모로 광화문집회에 참석했고 참석자 명단도 확보할 수 없어 방역당국은 긴장하고, 언제 어떻게 감염될지도 모르는 두려움으로 일반국민은 예방수칙을 지키며 무사안전을 바랄 뿐이다.

 당시 정은경 방역대책본부장은 코로나19의 확산세를 ‘일촉즉발’로 판단하고 대규모 집회에 대한 엄중한 경고와 절박한 호소가 있었음에도 ‘옥외집회에서 코로나19 확산사례가 현재까지 존재하지 않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법원은 집회를 허가했다. 경고는 현실이 되어 전광훈목사를 비롯해 차명진 전 국회의원, 주옥순 엄마부대대표 등 유명인사들도 줄줄이 확진자가 되었다. 며칠째 하루 3백명이 넘는 확진자 발생이 지속하면서 지난 3월 시작된 신천지의 악몽이 재현되거나 더 큰 재앙으로 번지지는 않을지 우려가 크다.

 전북지역도 예외는 아니다. 사랑제일교회와 연관된 사람들이 여러 명 확진판정을 받았고 광화문집회에도 우리 지역에서 버스로 동원된 규모가 엄청나거니와 참석자 명단을 의도적으로 내놓지 않아 전북방역당국도 노심초사하고 있다. 더군다나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깜깜이 감염으로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지역사회 감염확산을 차단해야 하는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되어 이용시설은 폐쇄되고 사람들의 접촉을 최대한 자제시키고 있다. 정부는 확진자가 나온 학교는 전면 등교정지시키고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더라도 전체 학생수의 3분의 2 이하로 등교시키도록 권고했다. 또한 확진자가 나온 시설이나 기관들도 폐쇄하거나 재택근무로 접촉을 최소화시키고 있다.

 다시 언택트 시즌2가 시작되었다. ‘아이는 휴교, 남편은 재택근무, 주부들은 삼시세끼’라는 기사제목이 말해주듯이 휴교와 자가격리는 가사와 돌봄노동의 증가를 의미하기도 한다.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 노인주간보호센터 등 일상적으로 작동되던 사회적 돌봄체계는 코로나19국면에서 사실상 작동이 멈추었다. 사회적 돌봄체계의 마비에 따른 돌봄부담은 고스란히 가족에게 전가되었다.

 2차 재난지원금 논의도 흘러나온다. 지난 상반기 코로나19로 인한 정부의 1차 지원정책은 대부분 고용유지와 소득지원에 집중되었다. 일부 돌봄지원의 성격을 가지는 정책도 워라밸일자리 장려금지원이나 10일의 가족돌봄휴가 유급화 및 가족돌봄비용 지원 등 제한된 현금성급여였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가중되고 있는 가족 내 돌봄부담을 경감시키기 위한 대책은 보이질 않았다.

 돌봄체계의 흔들림은 사회구성원들의 일상생활 유지를 어렵게 한다. 이번 사태의 경험은 공동체성의 복원과 공공성의 확장, 그리고 지속가능성이 유지될 수 있는 돌봄체계의 필요성을 새삼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이제는 돌봄이 필요하고 돌봄을 수행하는 이들의 사회정치적 의사에 귀 기울일 시간이다. 미국에서는 대선을 앞두고 ‘레이지 맘(분노한 엄마들)’의 활동이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면서 활발하다는 소식이다.

 코로나19로 돌봄위기를 겪으며 지친 엄마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윤애<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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