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우 화가 에프갤러리 초대전...‘망초의 계절’
이승우 화가 에프갤러리 초대전...‘망초의 계절’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0.08.23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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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우 화가가 올 들어 벌써 네 번째 초대전을 갖는다. 9월 6일까지 전주 에프갤러리에서 만날 수 있는 ‘망초의 계절’이다.

 매 작품 발표 때마다 혹독하게 자신을 채찍질해 온 화가는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역시도 시간을 허투루 보내지 않았다. 순회전이 아닌 까닭에 날마다 잠과 일상을 대폭 줄여 작품에 매진한 것이다. 그 결과 늘 새로운 작품으로 올해 모든 초대전의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그 특별한 사람이 이승우다.

 특이 이번 전시에서는 사뭇 다른 분위기로 관람객들을 매혹한다. 올 상반기 전남 고흥의 끝자락 도화헌미술관에서 한 달 머물면서 더 깊이 자연 속으로 침잠했던 작가의 결과물을 볼수 있는 것이다. 당시 초대전을 의뢰받아 고흥까지 달려갔던 작가는 전시 공간과 주변의 자연에 취하고 말았다.

 그렇게 한 달여 간 만끽할 수 있었던 자연에서의 생활은, 좁은 작업실에서 부대껴온 작가에게 자유를 선물했다.

 그동안 ‘꽃창살로부터’라는 주제로 극락의 공간을 향한 경계에 서 있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직시하게 했다면, 이번에는 한결 편안해진 그야말로 예쁜(?) 망초를 담은 작품이 갤러리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으니 조금 당황스럽기도 하다.

이승우 작
이승우 작

 창살 사이로 쏟아지던 빛을 바라보던 경외의 시선이 이제 창살 너머 천지만물의 모든 것으로 향한 것이다. 보다 적극적으로 자연 속으로 뛰어들었던 지난 시간이 화폭에 고스란히 옮겨진 것이다.

 고흥에서 머물며 자연을 작업실 삼아 너른 잔디밭 위에 캔버스를 깔아놓고, 색을 입히기 시작했을 땐 보이는게 다 꽃이였다.

 그 꽃들을, 그 새벽 새소리들을 화폭에 담았을 뿐 이라는게 화가의 이야기다. 망초는 한결같은 모습으로 낮과 밤의 화가를 위로했다. 자신이 느낀 상쾌함이 화폭에 옮겨지기를 기도했던 바람. 꽃에 대한 환희의 시선이 묵직하게 울린다.

 물론 격자의 창과 문의 흔적은 그대로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이번 전시에서는 화가는 문을 열고 자연 속으로 걸어 들어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제는 자신을 내려놓고 조금 더 편안해지고자 한 화가의 의지인 셈이다.

 덕분에 관람객들은 망초꽃이 한 가득 담겨진 풍경에서 힐링의 시간을 즐길 수 있게 됐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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