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의 위험과 공포, 결연한 자세로 마주 서자
코로나의 위험과 공포, 결연한 자세로 마주 서자
  • 송일섭 염우구박네이버블로거
  • 승인 2020.08.20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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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세상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숨이 막힐 지경이다. 속 시원한 곳이 한 군데도 없다. 마음 편하게 무엇 하나 할 수 없는 상황이다. 태풍과 홍수로 이재민이 생겨났고, 잠시 주춤했던 코로나 확진자 수가 급격하게 늘어났다. 온통 세상이 비상이다. 코로나의 기세가 진정되어 가는가 싶었는데, 8월 19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비상회의를 거듭하면서 마침내 고강도 대책을 발표했다. 다시 공공시설이 폐쇄되고, 사회적 활동이 제한을 받게 되었다.

 

 두 자릿수에 머물던 코로나 확진자가 세 자릿수로 늘어나고 있다. 시민들이 마스크 착용을 생활하고 하고, ‘사회 속 거리두기’를 실천하고 있음에도 왜 확진자는 줄어들지 않았을까. 서울발 사랑제일교회에서 지난 1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첫 확진자가 나온 이래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으며, 일주일 만에 623명을 상회하면서, 전국이 코로나의 위험에 빠지고 말았다.

 

 지금 우리는 그 확산의 책임을 가릴 수 없을 만큼 큰 혼란에 빠져 있다. 분명한 것은 현재와 같은 추세로 계속된다면 우리는 엄청난 재앙에 처하고 말 것이다. 이 엄중한 상황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특정 세력은 대중집회를 하느라 바빴고, 종교계에서는 코로나 예방준칙을 소홀히 하고 종교행사를 주도하였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K-방역’의 우수성을 칭찬하고 벤치마킹하려고 할 때, 우리는 안이한 자세로 자만하고 있지는 않았는가. 이대로 가다가는 일본이나 미국보다 더 상황이 나빠지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물론 우리나라의 의료진과 정부의 역량과 의지를 믿기에 최악의 상황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애써 위안해 본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서는 19일 낮 12시 기준, 사랑제일교회와 관련한 확진자 수가 623명이라 발표했는데, 이는 전날보다 166명이 늘어난 수치다. 이런 추세로 확진자가 늘어난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 벌어질 것이다. 이는 경악할 만한 현실이며, 왜 이런 상황에 되었는지 꼼꼼하게 따질 필요가 있다. 이도저도 못하는, 생계형 삶의 현장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차라리 운명 탓이라도 하겠지만, 인류에 대한 사랑과 공동체의 평화를 약속해야 하는 종교나 지도자가 이를 코로나 위험을 증폭시켰다면 참으로 슬픈 일이다.

 

 그동안 우리는 감염병의 전파력과 위험을 소홀히 하면서 헌법에 보장된 개인적 자유만을 주장하면서 너무 안이하게 대응하지 않았나 하는 반성을 하게 된다.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규제를 필요 이상의 제재라며 불만을 토로하기에 급급했다면 씁쓸한 일이다. 종교활동을 통해서 개인의 행복을 추구하고, 더 나아가 자신이 속한 사회와 나라의 평화를 위해서 노력해야 함은 종교의 중요한 사명일진대, 사랑제일교회발 코로나 확산은 안타까움을 넘어 진한 슬픔까지 자아내게 한다.

 

 이렇듯 엄중한 상황 속에서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마치 힘겨루기하듯 다투는 모습은 좋은 모습이 아니다. 우리는 어떤 종교도 단체도 그 자체로는 코로나 감염병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을 분명하게 확인했다. 종교를 가진 것만으로 질병과 사고로부터 안전할 것이라는 믿음은 허망한 맹신에 불과하다. 스님도 신부도 목사도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종교의 힘은 위험이나 사고로부터 안전한 것에 있는 것은 아니다. 종교의 힘은 어떤 불행 사태가 오더라도 절망에 빠지지 않고 희망으로 거듭나게 하는 데 있지 않을까.

 

 현존하는 위험이 엄중해서 신도들이 한 곳에 모여 신을 찬양하지 못하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나 이것이 우리에게 치명적인 불행을 안겨주는 위험과 상쇄할 만큼 절실한 것인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그냥 상식적으로 생각하자. 자식이 건강해야 부모에게 효도하고 집안을 바로 세울 수 있다. 국민이 건강해야 나라가 튼튼해질 수 있듯, 성도들이 안전해야 우리가 믿는 신의 은혜도 찬양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지금의 상황을 ‘코로나와의 전쟁’에 비유한다면 온 시민은 스스로 나서서 의병운동이라도 하듯 함께 할 때다. 이 엄중한 시대에 국민 개개인은 물론이고, 종교도 정치도 더 결연한 자세로 코로나 확산 예방에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송일섭 염우구박네이버블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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