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맞이 벌초(伐草),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안전하게
한가위 맞이 벌초(伐草),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안전하게
  • 홍영근 전라북도 소방본부장
  • 승인 2020.08.20 15: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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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있으면 한가위다. ‘한’은 ‘크다’는 뜻이고, ‘가위’는 ‘가운데’란 의미로 한가위는 8월의 한가운데 또는 가을의 가운데의 큰 날로 큰 명절을 말한다.

  주변에서 한가위 맞이 벌초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벌초(伐草)란 조상의 묘의 풀을 베어 정리하는 풍속으로 금초(禁草)라고도 한다. 벌초는 조상에 대한 예의이자 조상을 가까이에서 뵐 수 있는 기회로 산 자와 죽은 자가 대면하는 현장이다. 하지만 ‘안전’을 고려하지 않고 벌초에 나섰다가는 벌초 현장에서 조상님을 직접 대면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안전한 예초기 사용과 벌초 현장에서 만날 수 있는 벌, 뱀, 진드기 등과 관련된 안전수칙을 지킨다면 한가위 보름달처럼 아름답게 벌초를 마무리할 수 있다.

  첫째, 예초기 작업 시 안전수칙을 지켜야 한다. 지난 8월 3일 임실군 덕치면에서는 70대 남성이 예초기로 벌초 중 예초기 날에 끼인 잡풀을 제거하다가 예초기가 갑자기 작동해 예초기 날에 우측 엄지손가락에 깊은 열상과 함께 골절을 입는 사건이 있었다. 예초기 작업 중 가장 흔히 발생하는 사고로 예초기 작업 중 이물질을 제거할 때는 반드시 예초기의 동력을 차단하고 보호장구를 착용한 상태에서 제거해야 한다. 아울러 예초기 작업 시에는 안면보호구, 무릎보호대, 안전화, 장갑 등의 보호장비를 착용하고 작업 중에는 돌과 나뭇가지, 금속파편 등이 튈 우려가 있으니 작업자로부터 반경 15m 이내에는 접근하지 않도록 한다. 예초기 사고가 발생할 경우에는 흐르는 물이나, 소독약으로 상처 부위를 씻어 오염물질을 제거하고 출혈이 심할 경우 수건 등을 대고 직접 압박해 출혈을 막아야 한다.

  둘째, 벌 쏘임에 유의해야 한다. 8~9월은 벌의 산란기로 개체 수가 많아지고 민감하게 반응해 벌 쏘임 사고가 집중되는 시기다. 벌초를 위해 산을 오르거나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는 주변을 살펴 벌집 등 위험요소는 없는지 점검해야 한다. 만약 벌집을 건드렸다면 20m 이상 떨어진 곳으로 대피하되 손이나 수건을 휘두르는 행동은 벌을 흥분시킬 수 있으므로 자제하고 차분하게 행동해야 한다. 벌에 쏘였을 때에는 알레르기로 인한 과민성 쇼크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저혈압, 의식불명, 발작, 호흡곤란, 복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119에 신고하거나 병원을 방문하여야 한다. 꿀벌의 경우 쏘인 부위를 신용 카드로 피부를 긁어 벌침을 빼내야 하지만 말벌은 꿀벌과 달리 벌침이 피부에 박히지 않으므로 쏘인 부위를 자극하지 말고 차갑게 하는 조치를 하여야 한다. 향수, 화장품, 헤어스프레이 등의 사용은 강한 냄새로 벌을 자극할 수 있으니 사용을 자제하고 주스, 청량음료, 과일 등 단 음식도 벌을 끌어들일 수 있으니 주의한다. 검은색 옷을 피하고 흰색, 노란색 등 밝은 색상의 옷을 입고 긴소매 옷을 착용하는 것도 벌 쏘임 사고를 예방하는 방법이다.

  셋째, 뱀에 주의해야 한다. 뱀은 먼저 건들지 않으면 물지 않으므로 산을 오를 때나 벌초 전에 막대 등으로 주변을 두드리면 뱀이 도망간다. 만약 뱀에 물렸을 경우 물린 부위가 심장보다 낮은 곳에 위치하도록 하고, 물린 부위로부터 심장쪽으로 5~10cm 위쪽을 끈이나 수건 등으로 묶어 독이 퍼지지 않도록 하고 병원을 방문한다. 물린 뱀의 모양을 잘 살피는 것도 중요하다. 독사는 머리가 삼각형이고 목이 가늘며 물리면 2개의 독이빨 자국이 난다. 독사에 물린 사람이 흥분하면 혈액 순환이 증가해 독이 빨리 퍼질 수 있으니 움직임을 자제해야 한다. 뱀에 물렸을 때에는 소독을 주된 처치로 하는데 미지근한 물이나 식염수로 상처부위를 깨끗하게 씻고 소독약으로 소독한 후 거즈로 덮는다. 독이 없는 뱀이라고 해서 응급처치를 하지 않을 시 위험한 상황에 이를 수도 있기 때문에 반드시 병원치료를 받아야 하며 뱀에 물리지 않기 위해서는 발목이 높은 등산화나 장화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넷째, 진드기를 조심해야 한다. 일명 살인진드기라 불리는 ‘작은소참진드기’로부터 발생하는 ‘SFTS(Severe Fever with Thrombocytopenia Syndrome, 중증 열성 혈소판 감소 증후군)’은 바이러스 인자를 보유한 진드기에 물려 감염된다. ‘살인진드기’라 불리는 이유는 항바이러스제나 백신이 개발 되기전, 초기 치사율이 30%에 육박했기 때문이다. 털진드기에 물려 발생하는 발열성질환인 쯔쯔가무시병은 고열, 오한, 근육통, 발진 등의 증상을 보이며 물린 부위에는 검은 딱지가 나타난다. 진드기 관련 질병인 SFTS와 쯔쯔가무시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야외활동 시 긴 소매 옷과 바지를 착용하고 활동 후에는 반드시 세탁과 샤워를 해야 하며, 진드기와 접촉을 피하기 위해서는 풀밭에 앉거나 눕는 행동을 자제해야 한다. 야외활동 2주 이내에 발열, 근육통, 오심, 구토, 설사, 두통 등 증상이 발생할 경우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한다.

  조상에 대한 예를 갖추는 벌초 현장에서 예초기, 벌, 뱀, 진드기 관련 안전수칙을 지켜 조상님 보시기에 안전하고 즐거운 벌초가 되길 바란다. 올 한가위에는 큰 달을 보며 180만 도민 모두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안전하게 맞이하길 기원드린다.

  이에 더하여 코로나19가 2차 대유행의 조짐을 보이고있는 요즘, 모든 도민이 실내는 물론 실외를 포함한 전역에서 마스크를 착용을 착용하고 손 씻기를 생활화하고 많은 사람이 모이는 장소에 가지 않고 수도권 등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있는 지역 방문을 자제하는 등 생활의 과학화로 코로나 19를 조기에 극복하는 것이 조상에 대한 예의이고 풍성한 한가위를 맞이하는 모두의 지혜가 아닐는지...

홍영근 전라북도 소방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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