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환 전 행정안전부 고위공무원의 자전적 에세이 ‘시월에 보이는 삼월의 아픔’
장영환 전 행정안전부 고위공무원의 자전적 에세이 ‘시월에 보이는 삼월의 아픔’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0.08.19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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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모와 자식, 남편과 아내, 스승과 제자, 친구와 연인, 간부와 직원 등 사람들은 삶의 긴 여정에서 맺는 수많은 인연 때문에 울고, 웃는다. 여러 관계 속에 수많은 상처가 곪아가지만, 이에 대한 처방전을 받는 일은 쉽지 않다.

 이미 그 길을 걸어온 선배로부터 조언을 구해보는 것은 어떨까?

 장영환 전 한국지역정보개발원 부원장이 쓴 ‘시월에 보이는 삼월의 아픔(지식과 감성·1만5,000원)’은 수많은 인연에 대해 조명한 에세이다.

 ‘인생 시월이 되어서야 삼월의 그 아픔들이 조금씩 보인다’는 저자의 말처럼, 달랑 남은 두 장의 달력 앞에 서 있는 자신의 지난 삶을 담담하게 그려낸 참으로 티 없이 맑은 글이라 할 수 있다.

 저자는 우연한 기회에 상처투성이로 점철된 지난 세월을 뒤돌아보다 이 책을 쓰게 됐다. 아이를 키우면서 미처 보지 못한 상처들, 서로를 너무 몰라 미워하고 울며 지낸 부부의 아픔, 부모의 희생과 사랑을 당연한 것처럼 누렸던 젊은 날들의 회한, 직장인의 애환 등을 솔직하게 적었다. 각 에피소드마다 삶을 헤쳐나가는 작은 지혜와 열쇠들을 숨겨놓았다.

 “소중한 인연은 내가 상대에게 조금 더 배려하고 위해줄 때 더욱더 굳건해진다. 산에 난 오솔길은 오고 가는 사람이 없으면 풀이 나서 결국은 없어지고 만다. 사랑과 우정도 그와 같다.”

 이처럼 저자는 다양한 인연의 소중함에 대해 강조한다. 우리가 평생 만나는 사람이 평균 1만7,500명 정도라고 하는데, 그 중에서도 가족과 항상 가까이에 있는 지인들은 삶의 여정을 함께 하면서 성공했을 때 가장 인정받고 싶은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또 오랜 공직생활의 경험을 바탕으로 ‘청춘을 멍들게 하는 간부’의 잘못된 행동 23가지를 담아내기도 했다. 우리 사회에서 혼란이 발생하는 이유는 권력자가 그 책임을 약자에게 떠넘기면서부터 시작된다는 것. 그러면서 저자는 고위공직자들이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가치는 ‘권한과 책임의 균형’이라고 따끔한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

 장 전 부원장은 “가깝고 사랑했던 이들과 싸우고 고통 속에서 삶을 이어가다 보면, 우리들의 인생은 피폐해져만 간다”며 “먼저 한 손을 내밀면 네 손이 모여 그 고통을 치유하고 새롭게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전남 화순 출생으로 전남대와 고려대에서 정보공학을 전공하고, 한국외국어대에서 행정학을 공부했다. 행정안전부 개인정보보호 정책관과 한국지역정보개발원 부원장을 역임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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