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를 잃고도 외양간을 고칠 수 없다면…
소를 잃고도 외양간을 고칠 수 없다면…
  • 박종완 계성이지움 대표
  • 승인 2020.08.19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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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대 최장기간 장마가 전국을 오르내리며 엄청난 물 폭탄을 퍼부은 결과 곳곳에서 산사태가 일어나고 도로와 교량이 끊기고 저지대 주택과 농경지가 침수됨으로써 인명피해는 물론 수많은 이재민과 경제적 손실이 발생되었다.

 이제 비는 그쳤지만 긴 장마로 수분을 한껏 머금은 하천제방이나 산지법면은 작은 충격으로도 형상이 바뀌는 스펀지처럼 연약해져 언제라도 붕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결코 방심하거나 안심해서는 안 될 것이다.

 각 지자체와 정부에서도 수해지역을 특별재난구역으로 선포하고 긴급자금과 구호물품을 지원하는 등 신속한 피해복구를 위해 모든 행정력을 동원하고 있지만 코로나 사태와 맞물려 피해규모에 비해 행정지원에도 어려움과 한계가 있을 것이다.

 또한 수많은 민간단체와 자원봉사자들이 두 팔을 걷어붙이고 수해현장으로 몰려가 구슬땀을 흘려가며 복구를 지원하고 있지만, 피해가 전국에 분포하고 심각해 언제나 완전한 복구가 가능할지 가늠하기조차 어렵고 답답한 현실이다.

 필자가 속한 국제 로타리 3670지구 클럽 등에서도 구호물품 지원과 자원봉사를 아끼지 않고 있으며, 국군장병은 물론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몰려드는 자원봉사자들이 있기에 그나마 다행이다 싶고 땀 흘리는 모든 봉사자 분들께 감사한 마음을 담아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개개인의 자원봉사가 수해를 입은 지역과 이웃들의 마음을 다 보듬을 순 없겠지만, 작은 힘이라도 보태려는 배려의 마음과 또 그들을 진심으로 고마워할 줄 아는 감사의 마음이 참 좋고 그런 마음들이 함께 할 수 있기에 그래도 우리사회는 아직 희망이 있지 않을까 싶다.

 매년 우리는 장마철마다 폭우와 태풍 등으로 인해 똑같은 피해를 반복적으로 겪으면서도 근본적인 해결책을 강구하지 못하고 무사안일과 안전 불감증, 임시방편 때문에 올해도 어김없이 엄청난 피해를 감수해야만 했다.

 피해주민은 매번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라고 하소연 하며 이마저도 피해는 산더미인데 복구예산 배정은 눈에 차지도 않고, 진흙탕에 파묻힌 살림살이며 농작물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 가는 심정일 것이다.

 특히나 이번 장마는 지역과 산업분야를 가리지 않고 광범위하고 심각한 상처와 피해를 입혔는데, 건설현장의 사정도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장기간 장마로 인해 공사를 제때 진행할 수 없어 공기가 늘어나고 이에 따른 추가비용과 지체상금 등의 책임소재를 놓고 발주사와 건설사 간의 분쟁이 불을 보듯 우려되는 상황이다.

 정부발주공사는 그나마 운신의 폭이 조금은 있지만, 민간공사는 금융(PF)비용 등과 직접적으로 연계되어 그 규모가 클 뿐만 아니라 그 피해는 고스란히 건설사가 안고 가는 실정이다.

 또한 이번 장마는 밥상물가도 폭등시켜 대형마트나 재래시장 등에서도 비상이다. 장마가 길어진 탓에 과일과 채소류의 작황이 최악의 상황으로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여 심지어 추석상품까지 걱정해야 할 판이라고 한다.

 이렇듯 날씨와 기후는 모든 산업분야와 경영전반은 물론 우리들의 삶과 후손들에게까지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요소라 아니할 수 없다.

 따라서 산업분야별로 다양한 기상정보를 영업에 활용하고 있으며, 보다 거시적이고 정확한 기상정보는 선제적인 대응과 비용절감으로 보다 우위의 경쟁력을 갖게 되지 않을까 싶다.

 특히나 더더욱 중요한 사실은 기록적인 이번 장마는 물론 최근 석 달 넘게 이어진 호주의 산불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가뭄과 폭염, 한파 등은 단순한 이상기후가 아니라 지구환경파괴에 따른 대재앙의 징조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그 동안 인류가 배출한 이산화탄소로 인해 지구의 평균기온이 1도가 상승함으로써 극간 균형이 깨졌기 때문에 기상이변이 속출하고 있으며, 만약 평균기온이 여기서 0.5도만 더 올라가게 된다면 그 때는 지구가 회복력과 탄성력을 잃어버리고 대혼란이 야기된다는 것이다.

 소를 잃고도 외양간을 고칠 수 없는 그날이 오기 전에 기후변화에 대한 국가차원의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절실할 때가 아닐까 싶다.

 박종완  계성이지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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