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내 민간예술단체들 코로나19와 사투...고품격 개그오페라와 시원한 검무 ‘사랑의 카운슬러’·‘도, 설’
전북도내 민간예술단체들 코로나19와 사투...고품격 개그오페라와 시원한 검무 ‘사랑의 카운슬러’·‘도, 설’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0.08.17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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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전례 없는 무관객·비대면 공연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 속에 소수의 관객이라도 조심스럽게 만나고자 하는 도내 민간예술단체들의 사투는 계속되고 있다.

지난 11일 첫 공연을 시작으로 이어지고 있는 ‘2020 전라북도 공연예술페스타’의 일정이 중반을 넘어서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로 인해 지친 마음을 달래줄 두 편의 이색적인 작품이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사)소리문화창작소 신은 23일 오후 7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고품격 개그오페라 ‘사랑의 카운슬러’를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오페라 무대다. 마음 놓고 즐기기엔 뭔가 따져볼게 많은 오페라의 무게를 덜어내고, CF 또는 영화 속에서 한번쯤 접했던 오페라곡을 엮어 대중에게 친밀하게 다가가는 것.

 이번 작품 역시도 지역의 공연문화와 대중의 접점을 찾고, 간극을 좁히고자 고민해온 소리문화창작소 신의 노력을 엿볼 수 있는 무대로 이해된다. 그동안 개그맨이 진행하는 클래식 공연과 뮤지컬 등 점잔을 빼고 음악만 듣는 공연이 아니라 재미에 집중할 수 있는 대중성에 포커스를 맞춘 공연을 다수 선보여 왔기 때문이다.

 고품격 개그오페라를 표방하고 있는 이번 작품 ‘시랑의 카운슬러’ 도 맥을 같이하고 있다.

 이야기는 사랑의 카운슬러라 칭하며 완벽한 사랑이라 믿는 이의 자신만만함으로 시작된다. 사랑의 카운슬러 여주희의 이야기를 통해 사랑에 관한 여러 사연들이 소개된다. 첫만남, 첫사랑, 첫데이트, 영원할 수 없었던 풋사랑까지. 사랑에 있어서는 주변의 완벽하지 못했던 친구들의 이야기와 에피소드가 우리가 경험했던 추억을 상기시킨다. 완전하지 못한 사랑을 바라보고 관찰하던 여주희를 통해 우리 자신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투영시키게 되는 것이다.

 작품은 이 모든 사랑에 관한 사연들을 익숙한 오페라 음악으로 풀어내는데, 선보여지는 라보엠, 피가로의 결혼, 리골레토, 카르멘, 마술피리 등은 대중에 익숙한 멜로디의 힘을 지닌 곡들이다. 300년 이상 걸쳐 대중에게 사랑받은 역사의 보석같은 곡들을 새롭게 디자인해 스토리를 입혀 동시대의 유행에 걸맞는 새로운 디자인으로 작품을 선보이며 객석과의 소통을 꾀한다.

 박신 소리문화창작소 신 대표는 “창작자로서 역사 안에서 길이 기억되는 이들은 그 당시 대중에게 가장 사랑받았고, 오랜 시간 동안 많은 대중들은 그 위대함을 기억하고 있다”며 “이번 공연에서 베르디, 비제, 푸치니, 모차르트 등 작곡가들의 위대함을 대중과 함께 공유하고 재현을 넘어 새로운 창작 무대로 구현해 보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무예공연예술단 지무단은 22일 오후 7시와 23일 오후 4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무예무언극 ‘도, 설 - 귀신들이 들려주는 칼의 이야기’를 선보인다.

 ‘도, 설’은 부모와 세상에게 버림받은 아이부터 그릇된 욕망을 목숨으로서 뉘우친 패왕까지 다양한 귀신들이 품고 있는 한을 그리고, 이를 치유해 주는 과정을 표현한 작품이다.

 소중한 가족을 지키지 못하고 목숨을 잃어야만 했던 청계, 도리어 자신을 탓하며 살아온 가엾은 기녀, 욕망에 찬 악행을 저지른 패왕과 부모에게 버림받고 세상에 외면당한 아이들, 그들의 이야기가 칼을 쥔 무희를 통해 전달된다.

 지무단은 검술을 바탕으로 하는 순수창작 검무공연단이다. 무예공연예술단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검을 비롯한 병장기와 더불어 한국무용과 연극적인 요소를 융합해 무예무언극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해 나가고 있다. 지난 2012년 ‘석수화향 첫 번째 이야기’를 시작으로 최근의 ‘물들이다, 염’까지 6회의 정기공연을 진행하는 등 꾸준한 활동을 펼쳐왔다.

 지무단 관계자는 “검과 춤, 무예와 연기의 만남으로 보다 풍부해진 볼거리와 지금의 사회상을 반영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공감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의 각자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하고 소중한지를 깨닫게 하며 보는이들의 마음 속 상처에 공감하여 위로와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고 소개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사랑의 카운슬러’는 객석 거리두기로 운영되며, ‘도, 설’은 최소 관계자 입장으로만 선보여진다. 두 공연 모두 10월 12일부터 31일까지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 유튜브 채널을 통해 만날 수 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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