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 전재욱
무겁든 가볍든
어매의 자궁 안에서부터
눌리고 쫓기는 삶
어깨에 매달려
다리가 후들거릴 때
눈을 뜨는
가벼운 것은 내가
무거운 것은 너에게
먼 길
애닯게 애닯게 뒹굴며
세상을 얼싸안을 것들
연기처럼 소진되기 전
한 오라기라도 풀고
가볍게 날으면 어떠리
가시밭 엉겅퀴만이 짐이랴
어둔 밤 별들이 빛난다 그리고
한목소리가 들려온다
보이는 것만이 짐이랴
보이지 않은 짐이 더 무겁다
전재욱 시인 / 전북문인협회 회원
*2018년 전재욱 시집 '가시나무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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