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은 우선으로 ‘예술의 전당’을 건립해야 한다
전북은 우선으로 ‘예술의 전당’을 건립해야 한다
  • 소재호 전북예총 회장
  • 승인 2020.08.13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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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북에는 예술 각 분야를 총괄하는 예술회관이다. 바꿔 말하면, 예술의 전당 건립이 시급하다. 예술 장르가 많고 많은데 이를 총괄 또는 통제하는 체제가 불완전하다. 예총이란 여러 예술 단체의 연합체인데 소재하는 장소가 없으니 최소한의 연계하는 수직적 수평적 연결 고리가 부실한 것이다. 우리네 자랑이기도 한 소리 문화의 전당은 결코 예술 회관이 아니다. 다기다능한 예술의 전당에 대체될 수도 없다. 본시 맘모스 예술의 전당이 있고 병설로 소리의 전당이 있었으면 좋을 성싶었다. 시군이나 타 시도의 경우 예술의 전당이 그 도시의 문화적 아우라를 크게 넓히고 있으며 주민들의 자긍심을 한껏 높이는 문화유산이 되고 있는 점에 우리는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소리 문화는 전북 고유의 전통문화며 이를 더욱 선양하고 확대 발전시킨다면 이는 곧 우리 한국 예술의 경지를 드높이는 성과도 되리라. 사실 전북을 예향이라 일컬을 소리 문화만을 협의로 상정한 말은 아닐 성싶다. 모든 장르를 총괄하는 광범주 예술론에 입각하였으리라고 짐작한다.

 예술 회관의 기능을 세분화해 보면, 첫, 예술 작품의 무한 보유와 전시, 둘째, 상시 창작과 공연, 세, 부단한 연구와 교육, 넷째, 각 예술협회의 연대와 협치 등의 기능과 역할을 융합적으로 수행해야 마땅할 것이다. 예술을 공감각적으로, 또는 종합 예술의 융합적으로 그 경지를 넓고 깊게 펼치며 공산, 공유와 공리적 가치 창출을 부단히 도모한다면 예술 회관의 소기 목적은 달성되리라. 그러한 시스템과 조직, 합목적적 시설 갖춤도 필수적이다.

 국제 영화제, 한국 소리문화 축제, 대사습대회, 서예비엔날레 등등 굵직한 예술 행사들이 소위 선택과 집중의 수혜자로 장구하게 정진한다면 이 고장 예술은 명실공히 예향의 심볼로 굳어지리라. 그러나 본원적 예술, 즉 정예 예술들 예컨대 미술 음악 문학 연극 등등 많은 장르가 소외되고 돌보지 않게 된다면 우리 고장의 예술계는 변태적 이상한 지경에 이르고 말리라. 예술 장르가 함께 나란히 누리고 전승되어야 한다. 세계의 공동 시민으로 한 시대를 살아갈 우리 문화와 정서는 편벽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예술 회관 건립을 위한 발상도 아예 없이 무형 문화의 전당 등을 화려하게 등극시켰다. 그 활용도나 그 효용성을 셈해보기나 했는지 묻고 싶다. 융복합 시스템의 예술 산실을 기획하지 못한 아쉬움에 회한이 크다.

 가령 제주도 미술관의 경우처럼 여러 기능의 미술관을 교합하여 예술의 장을 벨트화시켜 타도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는 점은 본받아야 할 성싶다. 미술관에 미술품만 전시할 게 아니라 조각, 공예, 도자기, 건축, 사진, 서예 등 전시품의 다양화를 도모하고 여기에 한발 더 나아가서 민속 유물 등도 함께 진열하여 총체적 전시의 광장을 마련한다면 한옥마을 구경한 뒤에 다음 갈 곳 몰라 쩔쩔매지 않아도 되지 않겠는가. 예술을 쉽게 풀어보면 놀거리, 볼거리, 즐길거리인 셈이다. 보고 듣고 느끼는 종합성이 관객을 끌기 마련… 예술품을 한 데 모아 전시하자. 그러면 사람이 모일 것이다.

 초등학교 가을 운동회는 며칠전 만국기를 운동장 가득 쳤다. 울긋불긋 시각적으로 화려하고, 멀리 마이크 소리로 음악이 흘러나오고……. 그때 잔치의 기운은 북돋아지는 것이다. 아니 괜히 설레지는 것이다. 따로 미술관, 따로 연극관, 따로따로 떼어놓고 구경 오라고 하면 이 현대 사회에서 어찌 유혹을 끌 수 있을 것인가.

 소재호<전북예총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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