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춘문예 출신 배귀선 작가의 ‘신춘문예 당선 동시 연구’
신춘문예 출신 배귀선 작가의 ‘신춘문예 당선 동시 연구’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0.08.12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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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춘문예는 매년 연말 전국 각 일간지에서 문학작품을 공모해 신년 초에 당선 작품을 발표해 신인의 등단을 알리는 제도다. 이 제도는 한국 현대문학 발전에 기여해 왔다. 등단은 문인에게 통과의례와 같은 것으로 그 경로는 다양하지만 여러 경로 중에서도 신춘문예에 대한 관심은 매우 높은 편이기에 그렇다.

 하지만 신춘문예를 통해 한국문단이 어떻게 확장되고, 어떠한 의미를 남겼는지를 연구한 사례는 장르별로 편차가 있다. 시와 소설 부문의 당선작에 대한 연구는 지속적으로 이루어진 반면, 동시에 대한 연구는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 출신자인 배귀선 작가가 ‘신춘문예 당선 동시 연구(고요아침·2만원)’를 펴내 눈길을 끈다.

 단도직입적으로 결론짓자면 신춘문예 출신자이기에 애정을 가지고 뛰어들 수 있었던 연구였다. 사실 그가 연구를 시작할 때 염려의 목소리가 다수였다. 관련된 선행 연구 자료와 당선 동시 텍스트를 찾는 일도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연구를 시작한 것은 동시 전문 문예지가 다수 창간되고 동시를 쓰는 시인이 증가하는 등 동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데 반해 관련된 연구는 미진해 보여서다. 시대를 읽어가는 작가의 눈이 시대를 앞서 기록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는 국회도서관과 각 신문사를 방문해 텍스트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본격적인 집필을 위한 준비운동이었다. 수집된 자료를 바탕으로 각 신문사의 신춘문예 동시의 공모에서부터 실시 과정을 정리해 이를 사적(史的)으로 개관하고, 당선 동시의 시대별 양상을 살폈으며, 신춘문예 동시의 특성 및 형식과 구조에 대해 분석했다.

 그렇게 정리된 책은 모두 5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서론’에선 연구 목적과 필요성에 대해 그리고 연구 방법과 대상, 연구사를 간단명료하게 기술하고 있다.

 ‘본론’에 해당하는 2부부터 4부까지는 신춘문예 동시의 약사와 그 시대별 양상을 비교적 상세하게 다루고 있다.

 그는 신춘문예 동시의 시대별 양상을 ▲1925~1940년대 : 근대적 동시의 형성 ▲1950~1960년대 : 본격 동시 운동의 전개 ▲1970~1980년대 : 난해성 동시의 출현 ▲1990년대 이후 : 동심으로의 회귀와 동시의 부흥으로 분류했다. 이러한 양상은 우리 동시사의 큰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고 볼 수 있다.

 3부 ‘신춘문예 동시의 특성’에서는 동심의 구현, 호기심의 서정적 상상력, 교훈적 주제의식, 역사 소재의 현실인식 등 네 가지로 요약해두고 있다. 4부에서는 신춘문예 동시의 형식과 구조를 정형·자유·산문으로 나눠 살피고, 제5부 결론을 담았다.

특별히 동시사를 따로 공부하지 않은 사람이라도 저자의 탁월한 안목과 배려로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장점이다. 아쉬운 것은 저작권 문제로 인해 역대(1925~2018) 신춘문예 당선 동시 텍스트를 책으로 엮어낼 수 없었다는 점이다.

 배귀선 작가는 “우선 통시적으로 살핀 본 논고를 세상에 내놓은 것은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연구가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에서이다”며 “다행인 것은 동시에 대한 관심이 확장되어 간다는 것이다. 즈음하여 본 논고가 한국 동시 발전에 다소나마 밑거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유강희 시인은 “신춘문예 100여년의 역사에서 유독 동시 분야만 연구가 전무하다시피한 점은 이례적이고 기이할 정도다. 때문에 이번 연구서는 늦은 감이 없지 않으나 시의적절하고 여러모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면서 “신춘문예 동시에 대한 최초의 개괄적 연구서로 그동안 불모지로 남아 있었던 동시 연구 영역의 확장을 의미하며, 앞으로 이와 관련한 연구의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배 작가는 부안에서 태어나 원광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 수필 당선과 ‘문학의 오늘’ 시 부문 신인문학상, ‘수필미학’ 평론을 통해 등단했다. 현재 원광대학교 문예창작과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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