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연대하는 신체들과 거리의 정치 등 5권
[신간] 연대하는 신체들과 거리의 정치 등 5권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0.08.12 1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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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대하는 신체들과 거리의 정치

 젠더 및 퀴어 이론가인 주디스 버틀러의 신간 ‘연대하는 신체들과 거리의 정치(창비·2만3,000원)’가 출간됐다. 기존 저작을 통해 여성주의, 퀴어 연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 버틀러는 최근에는 정치철학과 윤리학을 넘나들며 인간으로서의 삶의 가능성과 공동체의 윤리적 관계성을 모색하고 있다. 이 책 역시 그러한 학문적·실천적 수해의 일환으로, 흑인의 생명도 중요하다는 운동과 같은 동시대 집회 현장에 대해 대담하고도 성찰적인 분석을 보여주며, 특히 미등록 이주민에 대한 차별과 성소수자 및 이슬람교도에 대한 혐오에 많은 지면을 할애해 논의한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유무형적 폭력과 혐오발언이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는 우리 사회의 현실을 반성적으로 성찰하는 데도 명료한 길잡이가 될 책이다.

 

 ▲장래희망은 이기적인 년

 어릴 적부터 ‘얌전히, 착하게, 예의 바르게’ 행동하기를 강요받아 은연중에 자신의 욕구나 안전은 뒷전으로 미뤄왔을 여자들에게, 실패가 두려워 새로운 시도와 도전을 하지 못하는 여자들에게, 좀 방황해도 괜찮다고, 나도 그랬다고 공감해주는 다정하고 구체적인 위로를 만나 보자. ‘장래희망은 이기적인 년(다산북스·1만5,000원)’은 전 세계 2천만 명의 구독자를 거느린 화제의 팟캐스트 진행자인 캐런 킬거리프와 조지하 허드스타트의 솔직한 자기고백과 조언을 담은 책이다. 거절하고 싶은데 분위기를 망치고 싶지 않아서, 예의를 차리느라 거부 의사를 밝힐 타이밍을 놓쳐 벌어진 일들, 나도 모르게 친구를 감정 쓰레기통으로 대하다 후회한 순간 등 언니들의 유쾌한 카운슬링이 시작된다.

 

 ▲조금 따끔할 겁니다

 산부인과 의사로 일하다 병원 밖으로 도망쳐 영국 최고의 코미디언이 된 애덤 케이 작가가 의사라는 극한 직업의 무게를 담아낸 책을 냈다. ‘조금 따끔할 겁니다(문학사상·1만4,500원)’에는 산부인과 의사로서 저자가 마주했던 우스우면서도 슬프고, 힘들면서도 보람찬 일화와 함께 최전선에서 몸 바쳐 일하는 의사들의 애환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끝나지 않은 근무와 하얗게 지새우는 밤 그리고 실종된 주말, 그 힘겨운 나날 속에서 남몰래 끄적거린 영국 의사의 비밀 일기이자, 영국 공영의료체계의 최전선에서 보낸 시간에 대한 적나라한 기록이다. 눈물 나게 유쾌한 동시에 가슴이 미어지는 이 책은 의사들의 실제 생활에 대한 가감 없는 보고서다.

 

 ▲이런 악한 일을 내게 하지 말라

 여러 종교의 경전들이 종교적 진리를 담는 그릇의 시대적 한계가 있어 자칫 가부장제를 옹호하는 듯한 내용을 함유하고 있었음이 사실이다. 이에 한국구약학회는 현 시대와의 접목을 넓히고자 구약신학선집 1호로 ‘이런 악한 일을 내게 하지 말라(동연·1만5,000원)’를 출간했다. 이 책은 여성의 시각에서, 한국 여성의 시각에서, 여성 구약학자의 시각에서 구약성서 안에 수록된 성폭력 현장으로 들어가게 하는 마중물이다.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의 시각에서, 남성의 힘에 짓눌리고 짓밟혀버린 여성의 상황을 헤아리게 한다. 성폭력의 학문적 논의를 시작하는 이 책은 더 성숙한 사회와 교회를 만드는 초석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우리 아이는 어쩌다 입을 닫았을까
 
 아이가 문제라는 부모의 말도 맞고, 부모가 문제의 원인 제공자라는 아이의 주장 역시 맞다. 좋은 양육은 아이에게 영향을 미치고 싶은 부모의 욕구와 아이의 특성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다. 그러나 아이를 자신이 생각하는 좋은 방향으로 이끌고가고 싶어 하는 부모의 욕구는 아이의 특성과 충돌하고, 어른으로서 이미 올바른 해결책을 알고 있다고 믿는 부모는 아이에게 일방적으로 정답을 제시하고 강요함으로써 오히려 갈등을 키우곤 한다. 세계적인 교육심리학자 로스 그린이 ‘우리 아이는 어쩌다 입을 닫았을까(한문화·1만5,000원)’에서 협력적 문제 해결법을 제시한다. 최선의 해결책을 여러 연령층, 다양한 유형으로 나타나는 풍부한 사례를 통해 실증적으로 보여준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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