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구경 시집 ‘외딴 저 집은 둥글다’
박구경 시집 ‘외딴 저 집은 둥글다’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0.08.12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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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구경(64) 시인의 네 번째 시집 ‘외딴 저 집은 둥글다(실천문학사·1만원)’가 출간됐다.

 시집은 민중·정치·통일·환경에 대한 다양한 시인의 생각을 담은 60편의 시들로 구성되어 있다. 전체적인 흐름은 갱년기를 이겨낸 연륜에서 느끼는 가난했지만 온정이 있었던 오래전의 고향에 대한 쓸쓸한 그리움의 시가 주류다.

 노무현 대통령을 “단 하나의 사람으로” 추억하는가 하면, 한반도의 맨 끝에서 살아가며 “유라시아로 뻗어 나가는 철의 실크로드 시대”를 희망한다. 시인은 검은 비닐에서 근대 문명의 해악을 직감하는가 하면, 물질 문명의 온갖 욕망과 의지가 뒤엉킨 세상에서 “한없이 맑고도 쓴 소주”를 들이킨다. 애틋한 가족서사며 이웃과 자연에 대한 사랑을 “겨울밤/ 쇠 난로처럼 활활”태운다.

 이재무 시인은 “때묻지 않은 토박이 정서를 지닌 시인이고, 문명에 길들이지 않은 원시적 생명감에 충일한 시인이고, 이해타산과는 거리가 먼 순정의 시인”이라고 추천했고, 김성규 시인은 “시가 마음을 움직이던 시대는 끝났다고 생각하지만 박구경의 시에는 아무도 돌보지 않아 허물어져 가는 집이 있다”고 평했다.

 경남 산청 출생으로, 10·26 당시 경남일보 기자로 근무하던 중 해직됐다. 1998년 행정안전부 공모 제1회 전국 공무원문예대전에 ‘진료소가 있는 풍경’이 당선돼 행안부장관상을 받으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진료소가 있는 풍경’, ‘기차가 들어왔으면 좋겠다’, ‘국수를 닮은 이야기’ 등이 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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