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장수군 개정저수지 제방붕괴 막은 중장비 기사 한규우씨
전북 장수군 개정저수지 제방붕괴 막은 중장비 기사 한규우씨
  • 장수=송민섭 기자
  • 승인 2020.08.12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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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로지 저수지 붕괴는 막아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습니다. 사실 피곤한지도 모르고 붕괴시 주민들이 입을 피해를 생각하니 다른 잡념이 없었습니다.”

 전북 장수군 개정저수지의 제방붕괴 위험에서 밤샘작업을 통해 하류지역 주민과 농작물, 가축 등의 안전을 지킨 중장비 기사 한규우씨의 역할이 지역사회에 숨은 공로자로 회자되고 있다.

 7일과 8일 이틀간 400mm가 넘는 폭우가 계속되자 개정저수지 제방 50여m 경사면이 유실되고, 상부도 곳곳이 갈라지는 현상이 발생해 급기야 저수지 붕괴가 우려됨에 따라 장수군은 8일 오후 1시 주민대피명령을 발동 하류지역 상평, 하평, 농원마을 주민 300여명을 장수읍 한누리전당으로 긴급 대피시켰다.

저수지 관리기관인 한국농어촌공사는 저수지 일부(여수로 내측 사면 옹벽 콘크리트)를 허물어 수위를 낮추고, 유실된 제방에는 방수포를 설치하는 등 응급 복구작업을 진행에 돌입했다.

 이 과정에서 한씨는 개정저수지의 붕괴 위험을 듣고 이날 저녁 8시부터 다음날 새벽 5시까지 자신의 대형굴착기를 동원, 한순간 휴식도 없이 밤샘작업을 통해 여수로 주변 콘크리트 옹벽을 허물어 물꼬를 크게 넓힐 수 있었다.

 이를 통해 만수위에 오른 저수지 내 많은 양의 물을 급속히 하류로 배출할 수 있게 함으로써 둑 붕괴를 막고 결국 저수율을 50% 이하로 낮췄다.

 9일부터는 매우 급했던 위기상황이 진정국면에 들어감에 따라 대피하고 있던 주민들도 14일에는 집으로 귀가할 수 있었다.

 주민들은 “중장비 기사 한규우씨가 아니었다면 개정저수지 둑은 붕괴되고 엄청난 피해가 발생했을 것이다”고 말했다.

 한국농어촌공사 무진장지사 관계자는 “개정저수지 하류부에는 주민 300여명, 주택 94채, 과수원 40ha, 비닐하우스 71동, 농경지 40ha 등이 있다”며 “저수지가 붕괴되는 상황은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이렇게 집중호우가 쏟아지면 백약이 무효하지만, 큰 피해 없이 현재의 안정을 되찾을 수 있었던 것은 유관기관 각자의 역할에 따른 일사불란한 대응과 함께 행정을 믿고 따라준 지역주민들의 성숙한 시민의식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수=송민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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