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자원공사 많은 비 예상 불구 사전 대처 미흡...피해 주민들 전북지역 피해 주장
수자원공사 많은 비 예상 불구 사전 대처 미흡...피해 주민들 전북지역 피해 주장
  • 권순재 기자
  • 승인 2020.08.10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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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주말 사이 기록적인 폭우로 전북 전역에서 피해가 속출한 가운데 전북도의회와 피해 지역 주민들로부터 댐 수위 조절과 관련된 한국수자원공사의 대처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많은 양의 비가 예상됐음에도 댐 수위 조절 등에 대한 대처가 적절하게 이뤄지지 않아 이번 수해 피해를 키웠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기록적인 폭우가 잦아든 10일 용담댐과 섬진강댐을 관리하는 한국수자원공사를 향한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무주군, 충북 옥천·영동, 충남 금산 등 용담댐 하류지역 4개 지자체장은 한국수자원공사의 용담댐 과다방류에 따른 항의방문을 검토 중에 있다. 단순 항의에 그치지 않고 손해배상 등 법적 대응까지 거론되고 있다.

 용담댐 방류로 무주에서는 주민 40명과 관광객 20명이 용담면복지회관으로 긴급 대피하고 도로와 농경지가 물에 잠기는 피해가 발생했다. 충북 영동의 경우 주택 55채와 축사 1동이 물에 잠겼고, 농경지 135㏊가 침수됐고 옥천에서도 주택 11채와 농경지 46.4㏊가 물에 잠겼다.

 전북도의회 황의탁 의원(무주)과 무주군의회 역시 이날 용담댐 과다 방류와 관련해 공사를 찾아 공식 항의한 뒤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과다 방류에 따른 항의는 비단 용담댐에 그치지 않고 섬진강댐과 관련해서도 임실, 순창, 남원 등지에서 빗발치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오후 임실군 덕치면 장산마을 문경섭(51) 이장은 공사 섬진강댐관리단을 항의 방문했다.

 문 이장은 “올 여름 장마철 많은 양의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됐음에도 관리단이 댐 수위를 만수위에 준해 유지하면서 이번 피해를 키웠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 이장은 “공사가 장마철에 대비해 댐 수위를 낮췄어야 했는데 사전 조치가 없었다”면서 “결국 조절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면서 폭우가 내린 당일 많은 양의 물을 방류하는 결과로 이어진 만큼, 적절한 댐 수위 조절을 하지 못해 피해를 키웠다는 책임에서 수자원공사가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공사는 집중호우가 내린 지난 7일과 8일 사이 용담·섬진강댐에서 최대 초당 2919.45㎥·1869.82㎥의 물을 각각 방류했다.

 총 저수용량 8억1천500만㎥의 용담댐은 지난 8일 오전 10시를 기해 저수율 100%를 넘어섰다. 당시 용담댐 강우량은 26.3mm를 기록해 3231.56㎥/s의 물이 댐에 유입됐고, 공사는 1015.21㎥/s의 물을 방류했다. 초당 1000㎥를 넘긴 물을 방류한 것은 이보다 6시간 앞선 지난 8일 오전 4시부터 10일 오후까지 이어졌다.

 용담댐 수위는 10일 오후 2시 현재 259.09EL.m을 기록해 상시만수위(263.50EL.m), 홍수조절용량으로 불리는 계획홍수위(265.50EL.m)와도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공사는 또 총저수용량이 4억6천600만㎥에 달하는 섬진강댐에 대해서도 지난 8일 오전 9시부터 하루 뒤인 9일 오후 3시까지 초당 1000㎥가 넘는 물을 방류했다. 섬진강댐 수위는 10일 오후 2시 기준 193.42EL.m을 기록해 계획홍수위 197.70EL.m과 불과 4.28EL.m의 차이를 보였다.

 이와 관련 공사 측은 “주민들의 주장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정리 중이며 11일께 답변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댐 수위 조정 등은 기준과 매뉴얼에 따라 조절하는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권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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