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간 500mm 넘는 물폭탄 전북 집어삼켰다...2명 숨지고 2천여 명 이재민 발생
이틀간 500mm 넘는 물폭탄 전북 집어삼켰다...2명 숨지고 2천여 명 이재민 발생
  • 설정욱 기자
  • 승인 2020.08.09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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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순창군 유등면 외이마을 주택들이 침수
전북 순창군 유등면 외이마을 주택들이 침수

500mm가 넘는 물폭탄이 전북지역을 집어삼키면서 2명이 숨지고 2천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하는 등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 7일부터 시작된 이번 집중호우로 도내 제방이 붕괴되고 산사태, 침수, 토사 유출 등으로 교통도 마비됐다.

8일 장수군 번암면 교동리에선 산사태가 발생해 주택 1채가 매몰돼 집안에 있던 부부가 숨졌다.

이날 오후 4시 42분께 산사태로 주택 1채가 묻혔다는 신고를 접수한 소방당국이 구조에 나서 남편 A(61)씨와 아내 B(59)씨를 발견했지만 이미 숨진 상태였다.

도심 곳곳이 물에 잠기면서 이재민도 속출했다.

남원시 금지면 지석리 금곡교 부근 제방 유실
남원시 금지면 지석리 금곡교 부근 제방 유실

8일 섬진강댐 방류와 집중 호우로 수위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남원시 금지면 귀석리 금곡교 인근 제방이 무너졌다.

이에 금지면 4개 마을 주민 300여 명은 이날 오전 섬진강 수위가 높아지자 피난시설인 금지면사무소 옆 문화누리센터로 대피했다.

또 주변 농경지와 마을의 70여 가구가 물에 잠겼고 강 하류에 있는 임실과 무주지역 마을 일부도 침수됐다.

9일 오전까지 전주(14명)와 남원(794명), 진안(421명), 장수(217명), 임실(149명), 순창(107명) 등 도내에서 총 1천702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폭우로 철도와 도로가 물에 잠기며 교통도 통제됐다.

폭우로 무너진 진안 강정마을 강정교
폭우로 무너진 진안 강정마을 강정교

전라선 동산~전주간 선로가 침수됐고 곡성~압록역 구간 교량 수위 상승으로 익산-여수간 KTX와 새마을호 무궁화호 등 일반열차의 운행이 전면 중단됐다가 복구돼 정상 운행되고 있다.

철도 3개노선, 둔치주차장 8개소, 언더패스 16개소, 도로·교량 24개소, 130개 공원 탐방로가 통제됐다.

강한 비에 문화재도 수난을 겪었다.

남원 산성길 239(선국사 대웅전) 사면 붕괴되고 익산 김병순고택 창고 담장 파손, 임실 이도리(향교 대성전) 담장 파손, 진안 백운면의 물레방아 침수, 순창 홀어머니산성 주변 토사 유실 등 5건의 피해가 접수됐다.

역대급 물난리에 전북도는 긴급회의를 개최하고 피해 예방에 나섰다.

재난안전대책본부 2단계를 가동하고 28개 부서 42명이 비상근무에 돌입했다.

전주시 완산구 학봉1길 주택 경사지 붕괴로 전파
전주시 완산구 학봉1길 주택 경사지 붕괴로 전파

특히 송하진 지사는 8일 섬진강 금곡교 인근 제방 붕괴 현장을 찾아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복구계획 등 철저한 후속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송 지사는 “장마가 길어지고 있어 침수와 산사태 우려지역, 노후 저수지 하류에 위치한 마을 등에 대한 철저한 사전점검으로 도민의 건강과 지역의 안전을 지켜야한다”며 “상황이 발생하면 신속한 피해복구와 지원으로 도민의 피해를 최소화해 달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7일부터 9일 오전까지 이틀간 순창에 501.6mm, 진안 433.0mm, 남원 424.7mm 등 도내 평균 295.1mm의 비가 내렸다.

설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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