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하게 환경을 논할 때가 아니다
한가하게 환경을 논할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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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8.09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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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주시가 100억 원을 투입해 전주혁신도시 일대에 10ha 규모의 미세먼지 저감숲을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전주 혁신도시 신도심에 중국과 인근 산업지역에서 유입되고 있는 미세먼지로부터 시민들의 건강권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2022년까지 농촌진흥청과 농수산대학 부지 등 혁신·만성동 일원에 총 10㏊ 규모의 미세먼지 저감숲을 단계적으로 조성한다.

 전북 혁신도시는 그동안 악취 문제로 논란이 컸다. 아파트와 공공기관이 밀집한 혁신도시에 숲이 들어서면 악취와 미세먼지 차단에 다소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문제는 막대한 예산 투자와 혁신도시 부지 활용에 버금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느냐는 문제이다. 미세먼지는 저감숲만으로 해결될 순 없다. 전북지역의 미세먼지는 중국 유입이라는 외부적 환경과 밀집한 도심 환경이 원인이 되고 있다.

 혁신도시는 전주와 완주에 걸쳐 조성되어 비교적 청정 환경지역이다. 악취가 문제가 되었으나 미세먼지 차단을 위해 막대한 예산을 투자할 정도로 환경논란이 크지 않다. 상승기류를 타고 중국에서 넘어오는 미세먼지는 도시숲만으로 차단하기도 어렵다. 전북 청정지역인 진안, 장수, 무주 지역도 중국의 황사나 오염물질이 밀려오면 속수무책이다. 100억 원의 예산 투자대비 기대효과가 의문이다. 효용성을 고려하지 않고 보여주기식 전시행정이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전북 혁신도시에 부족한 것은 입주 공공기관과 관련 기업, 연구소 등이다. 다른 지역 혁신도시가 상전벽해라 할 정도로 기업들이 들어서 지역 혁신을 주도하는 클러스터로 발전하고 있다. 전북혁신도시는 공공기관 몇 개 들어선 이후 아파트 숲으로 조성됐다. 혁신도시 클러스터에 기업과 연구소가 들어서 연관 산업이 전북 경제를 이끌어야 함에도 기업유치는 제자리걸음이다. 한가하게 자연과 환경을 논할 때가 아니다.

 지자체가 혁신도시 산학연 클러스터의 인프라 구축과 기업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미세먼지 저감숲을 조성한다는데 싫어할 주민은 없지만, 시급하고 효과가 큰 사업에 예산을 투자해야 마땅하다. 전북 전주에 부족한 것은 자연과 환경이 아니라 지역개발과 기업유치, 그리고 일자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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