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자신을 보라
먼저, 자신을 보라
  • 송일섭 염우구박네이버블로거
  • 승인 2020.08.06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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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의 한 소도시에 사는 보석상(寶石商)이 있었습니다. 그는 보석상을 하면서 번 돈으로 마련한 커다란 핑크색 저택에서 가족들과 함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휴일에는 가족과 외식을 하고, 마을 축제가 열리면 그의 아내는 아름다운 드레스를 입고 마음껏 멋을 냈습니다. 물론 마을 사람들로부터 많은 부러움을 받기도 하지요.

 

 그런가 하면, 도시의 변두리에는 아주 힘겹게 살아가는 가난뱅이 사내가 있었습니다. 부모에게 물려받은 재산도 없을뿐더러, 그렇다고 특별한 재주가 있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는 과일과 채소를 담은 광주리를 머리에 이고 다니면서 그것을 팔아 어렵게 생계를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그는 가난을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어느 때는 물 한 잔으로 배를 채우고 하루 종일 굶기도 합니다. 저녁에는 아이들과 함께 놀아주거나 이야기해 줄 기력도 없습니다. 이 가난뱅이 사내는 보석상의 저택 앞을 지날 때마다 부러움과 시기 가득한 눈길로 바라볼 뿐입니다. 보석상의 자녀들이 마당에서 뛰노는 것을 보면서 이 가난뱅이 사내도 자신의 아이들에게도 그런 기쁨을 주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에게는 이 모든 것들이 이룰 수 없는 꿈처럼 아득할 뿐입니다. 이런 생각이 절실해질수록 그는 다른 사람을 속이고 물건을 훔치기 시작했고 마침내는 도둑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보석상이 큰 도시로 행상을 나간다는 사실도 알게 됩니다. 그는 이것이 절호의 기회라 여기고 계획을 세웁니다. 보석상이 큰 도시로 갈 때, 자신도 장사꾼으로 위장하고 그를 따라가기로 한 것입니다. 마침내 보석상이 가방을 들고 길을 나섰다는 소식을 듣게 됩니다. 그는 이 소식을 듣자마자 미리 준비해 둔 짐을 챙겨서 그를 따라나섭니다. 물론 자신의 정체를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흰 터번으로 가렸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보석상과 나란히 갈 수 있게 됩니다. 그는 보석상에게 일부러 말을 걸고 그의 환심을 사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들은 나란히 큰 도시에 도착하였지만, 도시가 축제기간이어서 사람들이 붐볐습니다. 숙소를 구하는 일도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힘들게 방 하나를 구하고 함께 지내기로 합니다. 사내는 자기 뜻대로 되고 있다며 은근히 기뻐합니다. 이제 보석상에게서 보석을 훔쳐서 달아나기만 하면 더 이상 고생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보석상은 처음 길에서 만났을 때는 이 사내를 의심하지 않았지만, 차츰 그의 눈빛과 표정에서 그가 자신의 보석을 노리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습니다. 그래서 보석상은 이 사내가 자신의 보석을 훔쳐가지 못하도록 궁리에 궁리를 거듭하였습니다.

 

 사내는 보석상이 방을 비울 때마다 재빠르게 그의 짐을 뒤지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그 어디에도 그가 가져온 보석은 없었습니다. 보석상이 잠이 들거나, 욕실이라도 들어가면 옷가지며 이불과 베개 등을 샅샅이 뒤졌지만, 끝내 보석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사내는 방 안 어딘가에 보석이 있다고 믿고 곳곳을 뒤져도 보석을 찾지 못합니다. 마침내 보석상은 가지고 온 보석들을 다 팔아버렸습니다.

 사내와 헤어지기 전 보석상은 그의 눈에 어린 실망감을 살피고는 이렇게 말을 건넵니다.

 

 “자네가 내 보석을 훔치기 위해서 나를 따라온 것이라는 것쯤은 나는 이미 알고 있었네. 그런데 자네는 끝내 내 보석을 찾지 못하였지. 자네가 모르는 비밀 한 가지를 내가 알려주겠네, 자네가 모든 곳을 뒤졌다고 생각하겠지만, 자네가 찾지 않는 곳이 딱 한 군데가 있었네.”

 

 사내는 보석상의 이 말에 깜짝 놀라서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합니다. 잠시 침묵이 흐른 뒤에야 사내가 나직한 목소리로 묻습니다.

 

 “대체 그곳이 어딘가요?”

 

 보석상은 한참 동안 사내를 쳐다보다가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내 보석은 줄곧 자네의 베개 속에 있었네.”

 

 사내는 할 말을 잃어버립니다. 매일 밤 값비싼 보석 위에 자신의 머리를 얹고 자면서도, 자신의 베게 속은 살피지 않았던 것입니다.

 

 이 우화가 의미하는 바가 무엇일까요? 우리는 더 편안하고 안락해지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합니다. 그런데 이런 노력이 자신이 가진 강점이나 장점에서 찾는 데서 비롯되기보다는 맹목적이라는 것입니다. 제 자신을 직시하지 않고 다른 사람을 맹목적으로 부러워하거나 추종하는 것이 어쩌면 자신의 베개 속에도 보석을 두고서도 딴짓만 하는 것과 같다고 할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대부분의 사람이 자신 자신을 보지 않고 주변에서 찾으려고 정신이 없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자기 자신부터 살피는 지혜가 더 필요할 때입니다.

 

송일섭 염우구박네이버블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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