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지키는 힘은 내 안에 있다
‘나’를 지키는 힘은 내 안에 있다
  • 김동근
  • 승인 2020.08.03 16: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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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부터 우리나라에서는 20-40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 YOLO(You Only Live Once) 열풍이 불고 있다. 본래 YOLO는 “인생은 오직 한번뿐”이라는 의미가 있다. 영미권에서는 YOLO를 “인생은 한 번뿐이니 뭐든지 내가 원하는 대로 하겠다”는 의미로 사용하기도 한다. 그래서 위험하고 무모한 행위를 합리화하거나, 혹은 그러한 객기나 허세를 부리기 전에 외치는 감탄사처럼 사용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시대적 상황과 맞물려 YOLO가 사용되고 있다. 20-30대의 젊은 세대는 취업을 하기도 어렵고 설령 취업을 한다고 해도 경제적, 시간적 제약 때문에 연애를 하기도 쉽지 않다. 이러다 보니 결혼은 생각도 할 수 없다. 설령 결혼을 한다고 하더라도 내 집 마련과 교육비 때문에 출산도 맘 놓고 할 수 없다. 이처럼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하며 전전긍긍하면서 살기보다는 현재의 삶을 최대한 즐기며 살자는 의미로 사용된다. 이들은 미래를 대비해서 저축하거나 내 집 마련에 신경을 쓰기보다는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명품 브랜드, 수입자동차, 여행 등에 신경을 쓴다.

 YOLO의 삶은 현재의 어려운 삶을 잠시 벗어나 힐링하면서 소확행을 추구하는 삶의 전략으로는 추천할 만하다. 그렇지만 YOLO의 삶을 자기 삶의 제1전략으로 생각한다면 이것은 추천하기가 어렵다. YOLO의 삶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보면 젊었을 때 피나는 노력을 한 끝에 어느 정도 성공한 사람들이 그 이후의 삶을 편안하게 보내는 것이기 때문에 이들이 말하는 YOLO의 삶에 주의할 필요하다.

 100세 인생을 살아가야 하는 우리들은 노후 대비가 중요하다. 젊은 시기에 노후 대비를 하지 않으면 인생은 불행해질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노후 대비를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사람들은 국민연금이 노후 생활을 완벽하게 보장해 주지 못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국민연금 외에도 저축이나 연금보험에 가입하기도 하고 부동산이나 주식 투자를 하기도 한다. 코로나 19 때문에 실물경제가 어려워져 외국인들이 주식을 대량매도하자 이에 맞서 개인투자자들이 순매수하는 현상을 ‘동학개미운동’이라 하는데, 젊은 층들도 여기에 많이 동참하고 있다.

 우리가 미래를 예측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현재 자신의 상황이 미래의 상황이라고 예단하기는 쉽지 않다. 사람들은 자신이 다니는 직장을 천직이라고 생각하였지만, 상황이 바뀌어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나이가 들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나 취미가 확실해지기도 하고 바뀌기도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신이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40대나 60대에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일을 찾아 나서기도 한다.

 무엇이든 경험이 중요하다. 처음하는 일은 서투르고 어설프다. 현재 상황이 어렵다고 하더라도 자신이 잘할 수 있거나 관심이 있는 분야를 부지런히 체험하고 경험을 쌓아야 한다. 무엇이든 자신감을 갖고 시도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YOLO의 삶을 추구하면서 전 세계를 여행하는 경험을 하더라도 스스로 경험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이것은 단순히 육체의 이동에 불과할 뿐이다. 취업준비생들이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면서 아르바이트, 어학연수, 인턴, 세계여행 등 다양한 경험을 나열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누구나 쉽게 할 수 없는 세계 일주 여행의 경험이 단순히 여행으로 끝나지 않도록 자신의 역량을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자신이 깨달은 내용이 무엇인지, 자신의 역량을 어떻게 발휘하여 성과를 거두었는지를 이야기하는 것이 더 큰 감동을 준다. 우리는 과거의 경험을 통해 새로운 통찰력을 갖게 된다. 이것은 현재의 경험에 영향을 주고, 또 다른 교훈을 제시해 준다.

 인생이란 자기와의 싸움이다. 살다 보면 자신이나 세상에 져서 넘어질 일이 더 자주 생길 수 있다. 사람들이 자신과의 싸움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마음이 흔들릴 수도 있다. 그렇다고 그냥 주저앉지 말아야 한다. 자신이 넘어진 자리가 끝이 아니다. 자신에게 넘어진 그 자리가 포기하려던 그 자리가 새로 시작할 자리이다.

 서울대 병원장을 지낸 한만청 박사는 “암과 싸우지 말고 친구가 돼라”는 저서에서 “암에 걸린 뒤 의술이나 치료 행위만으로 사람의 병을 고칠 수 있다는 생각을 버렸다. 의사나 의사의 역할을 하는 제3자가 병을 고치는 것이 아니고, 모든 것은 나로부터 시작되어 나로 인해 끝난다”고 말한다. ‘나’를 지킬 수 있는 힘은 내 안에 있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시작되지 않는다. 어떤 상황에서건 포기하지 않는다면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김동근<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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