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사건 이후에도 왕짜증 김제시의회
불륜사건 이후에도 왕짜증 김제시의회
  • 장세진
  • 승인 2020.08.03 13: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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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달 28일자 여러 지방신문에 김제시의회 관련 기사가 실렸다. ‘김제시의회 불협화음 삐걱’(전북도민일보), ‘온주현 김제시의장 의장단 선거, 밀실야합 없었다’(전북일보), ‘김제시의원 폭언ㆍ막말 파문’(전북연합신문), ‘온주현 김제시의장 허위보도 법적 대응’(새전북신문) 등이다. 기사들을 읽어보니 한 가지 사안에 대한 보도가 아니다.

  전북도민일보 기사의 경우 김제시의회가 7월 17일 임시회에서 의장단을 구성하고 후반기 운영에 들어갔지만, 의원 간 불협화음으로 시작부터 진흙탕 싸움에 멍들고 있다는 얘기다. 김제시의회 앞 거리에서는 시민ㆍ사회단체가 의원 전원사퇴를 요구하며 벌이는 시위 내용도 있다. 알고 보니 의원간 불륜 파동으로 전국을 들썩이게 한 문제만 있는 게 아닌 김제시의회다.

  불륜 문제로 전국에 김제시의 명예를 실추시킨 것도 모자라 그들 의원과 야합해 구성된 후반기 김제시의회이니 모두 물러나라는 것이다. 후반기 원구성 후에도 주류와 비주류측 갈등으로 불협화음이 지속되고 있는 김제시의회다. 같은 날 비주류 의원 5명이 ‘김제시의원 총사퇴’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했지만, 시민들의 시의원들 불신이 극에 달한 느낌이다. 전북연합신문 기사는 전혀 다른 내용이다. 김제시의회 A의원이 자신의 신분을 망각한 채 일선 기자에게 폭언을 퍼붓는 행동을 취해 큰 물의를 빚고 있다는 것이다. 김제시의회 A의원은 7월 22일 임시회의 본회의장에서 불륜 논란을 일으킨 고미정 의원의 제명안 처리 과정을 취재 중인 기자들을 향해 ‘찌라시 언론들’이라며 막말을 쏟아냈다.

  일부 기자들이 강하게 항의하자 A의원은 7월 25일 김제지역 B 주재기자에게 “조심해! 나 우습게 보면 안돼. 어이 당신이 나를 우습게 보니까 이따위 기사를 쓰는 거 아냐”라고 거칠게 항의했다. 특히 A의원은 아무런 근거도 없이 B 주재기자와 김제시의회 C의원과의 관계를 따져 물으며 싸잡아 비난하고, 30여 분 동안 고성을 지르는 등 상식 밖 언행을 했다. 전북일보와 새전북신문은 비슷한 내용의 기사다. 김제시의회 온주현 의장이 한 인터넷 언론매체가 보도한 ‘김제시의장단의 수상한 밀실회합 … 제명대상 女의원과 만찬파티’ 제하 기사가 사실과 다르다며 7월 27일 유감을 표명했다. 한 인터넷 언론매체는 7월 19일 온주현 의장 등이 의장단 선거 직전 선거담합을 위한 밀실회합을 가졌다고 보도했다. 또한 이 매체는 “선거가 끝난 후에는 윤리특위에서 제명된 여성의원도 참석해 승리를 자축하는 ‘만찬파티’를 즐긴 것으로도 확인됐다. 밀실회합과 만찬파티에는 일반인이 음식값을 모두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일부 지역 사회단체들은 ‘의장단 사퇴, 만찬접대 고발, 김영란법 수사’를 촉구하는 현수막을 김제시의회 청사 진입로에 걸고 시위를 벌였다. 한 시민이 ‘밀실담합’ 등을 수사해 달라는 진정서를 전주지방검찰청에 접수했다는데, 이쯤되면 주민을 대표할 자격은 이미 상실된 시의원들이라 봐도 무방하다. 일거수일투족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는 선출직 공인(公人)임에도 그에 걸맞는 품위 유지나 올바른 처신은 아랑곳하지 않는 그들의 행태가 그야말로 왕짜증이다.
 

 장세진 <방송·영화·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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